윤서령 "사촌동생 초등학교서 제 자랑한다니 뿌듯했죠"[한복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1.09.20 09:00 / 조회 :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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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이지스타


올해로 고3이 된 트로트계 샛별 윤서령(18)에게 이번 추석은 남다르다. 충북 청주가 고향인 윤서령은 충남 공주에 계신 친할머니부터 해서 많은 친척들과 함께 매년 명절 휴일을 모두 보내며 오순도순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지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작년부터 친척들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사촌동생들도 "누나 TV에서만 봤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그래도 윤서령은 "꼬맹이었던 동생이 초등학생이 돼서 친구들한테 '누나 트로트 가수야'라고 자랑했다고 말하니 그저 뿌듯해요"라고 웃었다.

"작년 이맘 때가 한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서 인사를 드리는 것이 처음이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가족들 앞에서 뭔가를 보여주는 것을 잘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저도 활동도 해서 경험치가 쌓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말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고요. 정말 엄마도 제가 가수 활동하는 것에 대해 '연예계 활동이 어려울텐데'라시면서 초조해하시고 걱정도 많이 하셨어요. 다행히도 요즘에는 제 활동을 보시고 '잘하고 있구나'라고 응원도 해주셨어요. 올해는 추석 당일에 고향에 내려갈 것 같고요. 아쉽게도 올해는 친척들은 못 뵐 것 같아요. 코로나19 시국이 아니었을 때는 (명절 때) 다 같이 거실에서 영화도 보고 그랬거든요. 재작년까지는 그렇게 지냈던 걸로 기억해요."

2020년 4월 방송됐던 MBC '편애중계'를 통해 10대 트로트 가수왕 대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윤서령은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트롯 비타민'으로 통한다. 해맑은 미소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득 안고 발산하는 무내 매너가 윤서령만의 최고 무기이자 장점이다. 윤서령은 "아직 '트롯 비타민'이라는 수식어는 저 말고는 없다고 생각해요"라고 수줍게 자신감을 드러내며 "트로트가 꺾기 창법만 있지 않고 K팝보다 오히려 더 흥이 많은 장르라는 것을 직접 알리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도 전했다.

"작년과 올해는 제가 깨달음도 많이 얻었고 울기도 많이 하고 배우기도 하고 했던 시간이었어요. 제가 못했던 부분들을 점차 고쳐나가서 한걸음 성장한 느낌도 들었고 제 생각과 가치관도 바뀐 부분도 많았어요.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던 해였죠."

KBS 2TV '트롯 전국체전'을 통해 여러 경연을 거치면서 윤서령은 많이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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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이지스타
"사실 그때가 가수로 정식 데뷔하기 전이었고요. 경연에 나서면서 느껴지는 감정이 많았죠. 부담감과 압박감도 컸고 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도 받기도 했어요. 슬럼프도 있었고 힘들었던 시기가 많아서 울기도 했던 것 같아요. 평소에도 혼자 있을 때 많이 감정표현 하는 편이에요.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이랑 놀고 싶은데 혼자 서울에 와서 지내는 것도 솔직히 힘든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많은 팬들이 인스타그램 댓글이나 유튜브 댓글로 정말 응원 많이 해주셔서 기분이 정말 좋아졌었어요. '(저를 보며) 힘들었던 게 잊혀진다'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데요. 정말 저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이 뿌듯했어요."

10대 트로트 가수로서 포기해야 하는 것도 적진 않았다. 학창 시절의 친구들과의 추억도 그랬고 나름 관심이 있었던 K팝도 이제는 본인의 시선에서 상대적으로(?) 밀려나야 했다. 윤서령은 "아이돌 가수 중에는 방탄소년단과 아이즈원의 팬"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선배님 정말 좋아했죠. 하하. 이후 트로트 가수 활동을 시작하면서 트로트의 매력이 느껴졌고 더 좋아하게 됐던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이 제게 '아이돌 많이 보냐'라고 물어봐서 '음방 하면서 보기도 했다'라고 말했더니 '부럽다. 실제로 만난 게 어디냐'고 말해줬어요. 그리고 실제로 아이즈원 선배님도 좋아해서 가수 데뷔하기 전에 장기자랑으로 아이즈원 노래도 많이 따라하고 그랬는데요. 최근에 솔로로 컴백하셨던 권은비 선배님 무대 보고 정말 신기했어요. 실제로 팬이어서 같이 사진도 찍고 '예전에 아이즈원 활동 봤다'라고 인사도 드렸어요. 하하."

트로트 가수로 10년째 활동을 해오신 아버지 윤태경의 권유로 트로트 가수를 준비한 윤서령은 고1 때 충북예고로 진학하며 경기민요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경기민요가 트로트와는 엄연히 다른 장르이긴 하지만 꺾기 창법이나 복식 호흡, 가창력 등 트로트를 위한 기본기에 있어서 공통되는 부분이 많았고 이 기본기들을 갈고 닦으면서 데뷔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이어갔다.

윤서령은 "아빠가 나 뿐만 아니라 친언니에게도 트로트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언니는 '가수가 되고 싶지 않다'고 거절해서 아빠가 많이 아쉬워하셨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윤서령은 학업을 병행하며 참가했던 모 지역가요제에서 입상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윤서령은 "아빠가 혜은이 선배님을 정말 좋아하시는데 제게 '새벽비'라는 노래를 부르라고 제안했고 실제로 부르고 나서 관객들이 많은 호응을 해주셔서 정말 짜릿했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윤서령은 정통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 아버지를 바라보며 "겸손함과 무대에서의 스타성을 배우고 싶다"라며 "아빠는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관객들을 자리에서 일어서게 하는 무언가의 능력과 매력이 있으셨다. 무대에서 즐기자는 그 마인드와 매너, 센스를 배우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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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이지스타


'트롯 전국체전'에서 아깝게 결승 무대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윤서령은 얻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무대에 서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많이 배웠고요. 무대에서 선배님께 대하는 매너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옆에서 선배님들께서 무대를 소화하는 노하우 같은 것도 많이 볼 수 있었고요. 노래 실력에 있어서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부족했던 점들을 알수 있게 됐고 경연 끝나고 나니 '노래가 늘었다'라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죠."

상큼발랄한 데뷔곡 '척하면 척이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윤서령은 "앞으로도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의 기운을 주는 트로트 비타민이 되고 싶다"라고 추석 인사도 건넸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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