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 요정' 요키시에 한화 1~4번도 '세 번'은 안 당했다 [★고척]

한화의 최재훈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6회초 키움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사진=OSEN

한화 이글스가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침묵하던 한화 이글스의 상위 타선이 '땅볼 요정' 에릭 요키시(32·키움 히어로즈)를 무너트린 것은 고무적이었다.

한화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8-8 무승부를 거뒀다.


에이스 라이언 카펜터(31)가 6이닝 4피안타 4사사구 9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타선에서는 에르난 페레즈가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장운호가 2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안방 마님' 최재훈은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한화는 2회초 1사에서 페레즈와 노시환이 요키시를 상대로 각각 우익수 쪽으로 2루타와 1루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았지만, 그뿐이었다. 3회말 1사 1, 3루에서 키움 이용규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1타점이 나오면서 1-1 동점이 만들어졌다.

5회까지 한화가 키움에 안타 수에서 앞섰음에도 쉽게 점수를 내지 못한 것은 상위 타선의 부진이 컸다. 한화는 이 날 정은원, 최재훈, 하주석, 김태연을 1~4번에 배치했다.


하지만 땅볼 아웃 부문에서 지난해 리그 2위에 이어 올해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땅볼 요정' 요키시의 명성은 명불허전이었다. 타순이 두 바퀴를 돌도록 한화의 1~4번은 요키시의 공을 외야로 보내지 못했다. 김태연의 2회초 삼진을 제외하면 모두 땅볼이었다.

키움의 에릭 요키시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6회초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사진=OSEN

상위 타선과 달리 요키시 공략에 성공한 선수도 있었다. 8번에 배치된 장운호였다. 6회초 한화의 빅이닝은 장운호로부터 시작했다. 장운호는 요키시의 6구째 시속 133km 체인지업을 공략해 중견수 방향 안타를 만들었다. 뒤이어 이원석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무사 1, 2루가 만들어졌고, 키움은 투수 코치를 마운드에 올려 요키시에 숨 고를 시간을 줬다.

그러나 이 시간 동안 여유를 찾은 것은 한화도 마찬가지였다. 침묵하던 정은원이 좌전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최재훈이 좌익수 쪽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3-1 역전에 성공했다. 에이스가 흔들리자 키움 내야진도 흔들렸다. 하주석의 유격수 쪽 땅볼 타구를 키움의 김주형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고, 무사 만루 기회가 이어졌다.

김태연은 볼넷을 얻어내며 밀어내기 1타점을 올렸고, 이어진 페레즈의 타구는 이용규가 글러브로 들어온 공을 놓치면서 6-1이 됐다. 구원 등판한 양현이 이성곤에게 우중간 2타점 적시타, 장운호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주면서 요키시의 책임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다. 요키시는 5이닝 7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8실점(4자책점)으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한편 키움은 경기 막판 한화 불펜과 수비진이 흔들린 틈을 잘 노렸다. 8회말 2사 1루에서 김혜성이 바뀐 투수 장시환을 상대로 좌익수 쪽 1타점 2루타를 때렸고, 김웅빈은 중전 안타로 김혜성을 불러들였다. 뒤이어 예진원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변상권의 타구 때 3루수 노시환의 실책이 겹치면서 점수는 8-5 3점 차가 됐다.

9회말 등판한 한화의 정우람은 이정후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박동원과 송성문을 연속해서 잡아냈다. 그러나 좌중간 안타를 치고 나간 박병호를 김혜성이 같은 코스의 안타로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웅빈마저 좌익수 쪽으로 2타점 동점 2루타를 때려내면서 극적인 8-8 무승부가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