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수 39-8→승부차기 진땀승... 이기고도 찜찜한 전북 [ACL]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9.16 00:17 / 조회 : 2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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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BG빠툼유나이티드전에서 동점골 실점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는 백승호 등 전북현대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현대가 태국 BG 빠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그야말로 진땀을 흘렸다. 120분 간 점유율 68.7%, 슈팅수 39-8이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압도적이었던 기량 차에도 불구하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가까스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따르면 이날 전북이 기록한 39개의 슈팅은 통계업체 옵타가 대회 기록을 집계한 지난 2013년 이래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김상식(45)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단판)에서 빠툼과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따낸 대회 8강 진출권이었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전북이 어렵지 않게 8강 진출을 따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객관적인 전력 차에서 월등히 앞섰을 뿐만 아니라 전장도 안방인 전주성이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 역시 일류첸코를 필두로 쿠니모토, 한교원, 백승호 등 선발진에 잔뜩 힘을 실었다. 정규시간 안에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 짓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그런데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주도권을 쥐면서도 정작 빠툼 수비의 빈틈을 쉽게 찾지 못했다. 기회가 오더라도 그 기회를 골로 연결시킬 만한 결정력이 부족했다. 전반 30분 만에 쿠니모토와 김승대를 빼고 송민규와 구스타보를 투입한 김 감독의 선택은 답답함을 고스란히 방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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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BG빠툼유나이티드전에서 전반 30분 만에 2장의 교체카드를 활용하고 있는 김상식(오른쪽 2번째) 전북현대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그나마 전반 추가시간이 거의 흐른 뒤에야 세트피스 상황에서 0의 균형을 깼다. 백승호의 코너킥을 한교원이 헤더로 연결했고, 이를 구스타보가 문전에서 머리로 방향을 바꿨다. 75%의 전반 점유율, 슈팅수 13-3의 압도적인 우위 끝에 만든 선제골이었다.


그런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전북은 그 기세를 좀처럼 이어가지 못했다. 승기를 굳히기 위한 추가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북은 후반 31분 상대의 크로스에 이은 헤더 한 방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측면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한 티라실 댕다의 슈팅이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일격을 맞은 뒤에도 전북의 공격은 답답하게 흘렀다. 문전을 향한 크로스만 반복됐고, 슈팅 기회가 오더라도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결국 전북은 연장전에서도 균형을 깨트리지 못한 채 홈 경기 이점, 전력의 우위에도 승부차기에 접어들어야 했다. 상대보다 무려 31개나 많았던 슈팅수, 2배가 넘었던 볼 점유율은 무의미했다.

그나마 승부차기에선 송범근이 팀을 구해냈다. 상대의 3, 4번 킥을 잇따라 막아냈다. 반대로 전북은 1~4번 키커가 모두 성공시키면서 승부차기를 조기에 끝냈다. 다만 토너먼트 승부차기 승리 직후 볼 수 있던 선수들이나 벤치의 환호는 이날만큼은 그 크기가 작았다. 전북 스스로도 이기고도 찜찜함을 감출 수 없는 경기였던 셈이다. 8강 진출에도 불구하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가슴 졸였을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고개를 숙인 김 감독의 반응도 같은 맥락이었다.

한편 전북이 막차를 타면서 이번 대회 8강전에는 울산현대와 포항스틸러스 등 K리그 3개 팀이 진출하게 됐다. 16강에 오른 4개 팀 가운데 대구FC만 유일하게 탈락의 쓴맛을 봤다. K리그 3개 팀이 대회 8강에 진출한 건 지난 2011년(전북·수원삼성·FC서울) 이후 10년 만이다. 8강 대진 추첨은 오는 17일 오후 4시에 진행되며, 동아시아지역 8강전과 4강전은 모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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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범근이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BG빠툼유나이티드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슈팅을 막아내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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