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들마저 속 썩이네...' 갈 길 바쁜 성남·서울의 한숨

성남=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9.13 06:01 / 조회 : 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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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서울전에서 오스마르와 볼 경합을 펼치고 있는 성남FC 공격수 뮬리치(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른바 '단두대 매치'에서 격돌한 성남FC와 FC서울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차이를 만들어줘야 했을 용병들의 동반 부진 탓에 김남일(44) 성남 감독도, 안익수(56) 서울 감독도 속이 쓰린 결과가 됐다.

무대는 1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9라운드였다. 승점 2점 차 11위 성남과 12위 서울 간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이었다. 성남은 5경기 연속(2무3패), 서울은 6경기 연속(1무5패) 승리가 없던 상황이어서 서로를 제물로 분위기를 돌려야 했다.

성남이 믿을 건 뮬리치(27·세르비아) 뿐이었다. 그는 올 시즌 리그에서만 10골을 넣었는데, 성남엔 그를 제외하고 리그 2골 이상 넣은 선수가 없을 만큼 의존도가 컸다. 결국 최전방에 선 뮬리치가 얼마나 수비를 흔들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그런데 뮬리치의 존재감은 경기 내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가뜩이나 무딘 성남의 공격도 힘을 잃었다. 결국 뮬리치는 팀이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후반 20분 교체됐다. 1골이 절실한 상황에 팀 내 최다득점자이자 유일한 해결사의 교체는, 김남일 감독이 마지못해 내린 '과감한 결단'이기도 했다.

경기 후 김남일 감독은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상대가 라인을 올렸을 때 뒷공간을 침투할 것을 주문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는 게 그의 진단이었다.

특히 그는 "본인도 상대로부터 집중마크를 계속 당하다보니 퍼포먼스가 떨어지고 있다. 오늘 같은 경기력이면 앞으로 변화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향후 선발 제외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용병의 활용 방안을 고심할 정도로 이날 뮬리치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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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전에서 경기 종료 후 벤치에 앉아 아쉬워하고 있는 FC서울 팔로세비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외국인선수를 향한 실망감은 비단 김 감독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서울 지휘봉을 잡고 데뷔전을 치른 안익수 감독은 후반 22분 팔로세비치(28·세르비아)를 조커로 투입했다가, 18분 만인 후반 40분 다시 불러들였다. 부상 등의 이유가 아닌 한 용병을 교체로 투입했다가 다시 빼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팔로세비치도 교체 투입 후 재교체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교체 사인을 확인하고 곧장 벤치로 나간 그는 유니폼을 벗어 던지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안 감독도 그런 팔로세비치의 행동을 한참을 쳐다보면서 서울 벤치엔 묘한 긴장감마저 돌았다.

안 감독은 팔로세비치의 재교체 배경에 대해 "경기장에서는 비일비재한 현상일 뿐"이라며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승리가 절실했던 경기에서, 그것도 부임 첫 경기에서 용병의 이른 재교체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문제는 성남과 서울 모두 잔류를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데다, 뮬리치와 팔로세비치 모두 각자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두 사령탑이 어떻게 해결책을 찾느냐, 나아가 두 용병이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두 팀의 향후 생존 경쟁에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홈에서 승점 1을 챙긴 성남은 승점 28(6승10무12패)로 3경기 덜 치른 강원FC를 끌어내리고 10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서울은 승점 26(6승8무14패)으로 여전히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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