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바뀌었지만... 서울이 풀어야 할 '미스터리' 남았다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9.10 06:18 / 조회 : 2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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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지동원이 지난달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 후반 경기 중 부상을 당한 뒤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고민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비진은 이게 다입니다."

지난 5일 전북현대전을 앞둔 박진섭(44) 당시 FC서울 감독의 한숨 섞인 한 마디였다. 선발 11명 가운데 22세 이하(U-22) 선수만 6명, 이 가운데 3명은 10대 선수로 꾸리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이었다. 당시 서울의 선발라인업 평균 연령은 23.8세로 24세가 채 되지 않았다. 강등 위기에 몰린 팀 상황, 상대가 전북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파격에 가까운 라인업이었다.

박 감독은 당시 취재진의 질문을 받기도 전에 "팀에 부상자가 너무 많다. 가용한 선수가 20명이 조금 안 된다"며 "혹시나 팬분들이 '경기를 포기했냐, 던졌냐'라고도 하실 것 같은데 그건 절대 아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건에서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박 감독이 직접 언급한 부상 선수들은 지동원을 비롯해 고광민, 황현수, 김원균, 김진야, 채프만 등이었다.

이처럼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 대해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부상자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는 문제에 대해 구단, 그리고 트레이너들과 같이 고민을 하고 있다"며 "훈련 프로그램의 문제인지, 부상 치료 과정의 문제인지, 아니면 바깥 생활의 문제인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부상자가 너무 많으면 팀에도 안 좋은 영향력을 미친다.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다음 날 박 감독은 스스로 서울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전북전 3-4 패배로 3연패에 빠져 최하위에 머물렀고, 경기장에 찾아온 팬들의 침묵 시위까지 더해져 결국 그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임했다.

박 감독이 떠났다고 부상자가 유독 많은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 '미스터리'는 고스란히 안익수(56) 신임 감독의 몫이 됐다. 안 감독은 박 감독의 사임 소식과 함께 서울의 제14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부상자가 속출한 스쿼드를 품고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내야 하는 특명을 안았다.

안 신임 감독도 박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부상자들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게 됐다. 박 감독이 구단, 트레이너들과 머리를 맞댔던 것처럼 팀 훈련 프로그램 또는 부상 치료 과정의 문제인지, 아니면 선수들의 외부 생활이 문제인지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해결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해진 것이다. 당장 올 시즌 강등 위기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향후 팀 운영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풀어야 할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안익수 감독은 9일 구단을 통해 "박 감독님의 노고가 퇴색되면 안 된다. 그걸 토대로 삼아 개선점을 마련해야만 우리가 성장할 수 있다"며 "책임감을 느끼고 새로운 도약을 통해 성과를 내도록 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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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감독 부임 후 선수들과 상견례 중인 안익수 감독. /사진=FC서울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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