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빈 "친구들 덕"-경민·건우 "우리가 뭘"... 이 우정 '찐'이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9.09 05:04 / 조회 : 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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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90년생 트리오' 정수빈-박건우-허경민(왼쪽부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주전 중견수' 정수빈(31)이 부활했다. 시즌 내내 부진했지만, 9월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 긴 슬럼프가 끝났다. 정수빈은 "친구들 덕이다"고 했다. 정작 친구들은 "우리가 뭘"이란다. '찐 우정'이다.


정수빈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 1도루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두산도 7-1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선발 출전은 아니었다. 김인태가 먼저 나갔다. 그러나 1회말 첫 타석을 소화한 후 2회초 갑자기 정수빈이 투입됐다. 김태형 감독의 눈에 김인태의 타격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기회를 정수빈이 놓치지 않았다. 3안타 경기를 치렀다. 5월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4안타를 때린 후 103일 만이다. 그만큼 펄펄 날았다. 이날 기록을 포함해 9월 들어 6경기에서 14타수 6안타, 타율 0.429를 치고 있다.

부진이 길었다. 5월 잠깐 반짝했던 것(타율 0.304)을 빼면 4월과 6월, 7월과 8월 모두 1힐대 타율이었다. 최대 56억원의 FA계약을 맺고 맞이한 첫 시즌. 정수빈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슬럼프였다.


8일 경기 후 만난 정수빈은 "2군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 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올해 안 됐던 점이 많았다. 그래도 최근 많이 좋아졌다. 연습을 계속했다. 그 감이 조금은 올라온 것 같다. 오늘 예기치 않게 기회가 왔고, 잘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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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정수빈-허경민-박건우.
부진의 이유를 묻자 "야구는 언제나 힘든 것 같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내가 못한 것이고, 내가 감이 없었던 것이다. 핑계를 댈 것이 없다. 그냥 내가 못했다. 못하다 보니까 더 깊이 빠지게 되더라. 욕을 먹어도 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담담히 설명했다.

주전으로 오래 뛰었다. 두산의 '대체불가 중견수'라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지독할 정도로 슬럼프가 길었다. 그래도 정수빈은 외롭지 않았다.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KBO 리그 대표 절친으로 꼽히는 허경민과 박건우가 있다.

정수빈은 "이렇게 긴 슬럼프는 처음이다. 스스로 많이 처졌다. 그래도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다. 특히 (박)건우나 (허)경민이가 있었다. 친구들이 좋은 말을 해줬다. 힘이 많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해줬는지 궁금했다. 경기 후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허경민은 "우리가 무언가 특별하게 무슨 말을 해주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그냥 잘 훈련하고, 경기하고 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존재들이다. 친구들이 있어 힘든 것이 있어도 이겨낼 것이다"며 웃었다.

구구절절 설명은 없었다. 2009년 입단 동기들. '90년생 트리오'라 한다. 입대 시기도 조금씩 달랐고, 1군에 모습을 보인 시간도 차이는 있다. 그래도 두산에서만 13년째인 것은 같다. 그만큼 서로를 잘 안다. 이들의 '찐 우정'이 다시 한 번 힘을 발휘했다.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은 허경민도 박건우-정수빈의 기운을 받아 부활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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