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韓런칭이 가져올 변화들..맞물린 산업 개편 [종합]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1.09.08 15:06 / 조회 :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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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가 11월12일 한국에서 런칭한다.
콘텐츠공룡 디즈니의 OTT서비스 디즈니플러스가 11월12일 한국 런칭을 공식 발표하면서 국내 OTT서비스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디즈니플러스 한국 런칭은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공식 발표를 한 만큼, 한국 OTT서비스 시장과 콘텐츠 제작 업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에 업계가 비상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8일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디즈니플러스를 11월12일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며 한국 구독자는 월 9900원 또는 연간 9만 9000원으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부터 디즈니 클래식, 최신 블록버스터까지 영화, TV 시리즈, 다큐멘터리, 숏폼 영상 등을 관람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디즈니 핵심 브랜드들의 영화 및 TV 프로그램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다.

한국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스타' 브랜드는 성인, 청소년, 가족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청자 층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일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한다. ABC와 20세기 텔레비전, 20세기 스튜디오, 서치라이트 픽처스 등이 제작한 영화와 TV 프로그램들을 비롯해 독점으로 제공되는 오리지널 시리즈와 국내에서 제작되는 한국 콘텐츠도 역시 '스타' 브랜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월 9900원 구독료 카드는 한국 OTT서비스 시장에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전망이다. 극장과 동시 공개되는 콘텐츠에 추가 과금하는 프리미어 액세스를 한국에도 적용할지, 적용한다면 가격은 어떻게 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디즈니플러스 측은 "자세한 사항들은 추후 업데이트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디즈니플러스의 월 구독료 9900원은, 경쟁사인 넷플릭스의 한국 월 구독료 9500원~1만4500원에 비해 적당한 가격이다. 한국 OTT서비스 티빙 월 7900원(안드로이드앱 베이직 기준)에 비해서도 나쁘지 않다. 디즈니플러스는 만만찮은 가격 경쟁력과 막강한 콘텐츠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셈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이 두가지 무기와 화제성으로 런칭 초반, 한국 OTT서비스 시장에 상당한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다만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OTT시장에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리스트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 OTT구독자는 한국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제작하는 이유기도 하다. 티빙 역시 마찬가지. CJ ENM 제작 콘텐츠 뿐 아니라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CJ ENM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후계 구도, 미래 성장 동력 등을 목적으로 다수의 영화 제작사들과 나영석PD가 주축인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 드라마 제작사 등을 병합하려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스튜디오앤뉴 등을 우군으로 '무빙' 등 한국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는 있지만, 넷플릭스와 티빙 등처럼 아직 적극적이지는 않다. 디즈니는 워너브라더스와 이십세기폭스 등이 과거 '밀정' '곡성' 등 한국영화들을 제작할 때도 한국영화 제작에는 무관심했다.

디즈니는 자사 콘텐츠의 비교 우위가 확실하다는 판단 아래 당분간 한국 콘텐츠 확보에 많은 힘을 쏟기 보다는 자사 콘텐츠 공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제작을 위해 관련 인원들을 롯데, NEW 등에서 대거 확충한 것과는 달리 디즈니플러스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한다.

현재 한국 OTT서비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도 디즈니플러스 한국 시장 진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웨이브와 티빙, 카카오, KT의 시즌 등 한국 OTT서비스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콘텐츠 확보에 뛰어들었고, 정부 각 부처 지원도 활발하다. OTT서비스 목적형 펀드도 만들어지면서 OT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활기를 띄고 있다. 쿠팡플레이 등 이커머스 공략에 집중하는 플랫폼들과 티빙-네이버 연합 등 합종연횡도 한창이다. 각 회사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런칭할 때와는 시장 환경이 천지차이다.

OTT시장이 구독 경제 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치는 만큼 디즈니플러스 한국 런칭이 한국 콘텐츠 제작에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 그러나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처럼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수천억원씩 쏟는 다른 OTT 회사들과는 달리 아직 한국 콘텐츠 제작에 대한 청사진이 뚜렷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무빙' 등 제작 중인 한국 콘텐츠들이 디즈니플러스에서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에 따라 넷플릭스처럼 한국 콘텐츠가 '킬러 콘텐츠' 대접을 받을지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한국 콘텐츠 제작에 돌입해 5년여만에 성과를 낸 것처럼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콘텐츠에 장기적인 투자를 할지도 불확실하다.

한편 디즈니플러스 런칭으로 격화될 한국 OTT서비스 춘추전국 시대는 한국 콘텐츠 제작 지형 변화와 맞물려 있기에 더욱 주목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앞당겨진 변화다. 이커머스 합종연횡에 가려져 있지만 특히 눈여겨 봐야 할 지점은 대규모 세트장 설립이다. CJ ENM, NEW, 덱스터스튜디오, 아센디오 등 제작을 겸하는 상장 회사들이 대규모 세트를 속속 세우거나 확보하고 있다. 넷플릭스도 한국에서 대규모 세트장을 만들고 있다. 이는 한국 콘텐츠 산업의 스튜디오 재편으로 이어질 중장기적 포석이다. 세트장 설립과 콘텐츠 제작 또는 확보는 교집합인 까닭이다. 대규모 세트를 설립하는 회사들이 VFX와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LED 버추얼 스튜디오 설립 등을 차례로 발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비전의 일환이다. 플랫폼의 다변화와 콘텐츠 제작 산업의 변화가 동시기에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과연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OTT서비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의 변화들이 5년 뒤 한국 콘텐츠 산업의 지형을 바꿀 것 같다. 지금 새로운 시대가 탄생하고 있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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