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능청 폭발 "드디어 식빵 광고 찍었다, 제 얼굴 붙어있는 거 사세요" [인터뷰]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9.06 13:56 / 조회 : 17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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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인터뷰에 참가한 김연경./사진=줌 인터뷰 캡처
'배구여제' 김연경(33)이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인터뷰 내내 입담을 폭발시켰다. 능청스러움은 덤이었다.

김연경은 6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도쿄올림픽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저는 은퇴했지만 한국 여자 대표팀을 위해 뒤에서 돕겠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2004년 아시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김연경은 2005년 세계유스여자선수권대회에도 참가했다. 이후 2005년 수원한일전산여고 3학년 재학 당시 FIVB(국제배구연맹) 그랜드챔피온스컵에 출전하며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그리고 2012년 런던올림픽, 2016년 리우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세 번의 올림픽과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등 네 번의 아시안게임, 세 번의 세계선수권대회 등에 출전하며 한국 여자배구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2012 런던 대회 이후 9년 만에 또 한 번의 4강 신화를 쓰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17년 만에 국가대표를 떠나게 됐다.

귀국 후 잠시 휴식기를 가진 김연경은 화상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다음은 김연경과의 일문일답.

- 도쿄올림픽 종료 직후 빈 코트를 바라본 소감은.

▶어떻게 알고 찍으셨는지 신기했다. 이번 올림픽을 하면서 '마지막이겠구나'라는 생각을 매 경기 했었다. 끝나고 나서도 감회가 새롭다. 지금도 닭살이 돋을 정도다.

- '후회없이 해보자'고 했는데, 어떤 생각에서였는지.

▶후회하는 경기들이 많다. 올림픽은 4년에 한 번씩인데, 이번 올림픽은 5년 만에 와서 더 중요했다. '후회없이 했구나'라는 것을 느낄 만큼 해보고 싶었다. 선수들에게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었다. 내가 경험이 있어서 외쳤고, 이슈가 돼서 부끄럽다. 후회 없이 한 것 같다.

- 은퇴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 계기는.

▶국가대표 은퇴라는 시점을 언제 잡아야 할까 항상 고민했었다. 어느 시점이 돼야 괜찮은 건가 생각했었다. 아무래도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마친 뒤 은퇴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금씩 부상도 많이 생겼고, 배구 시즌이 겨울과 봄이고 대표팀은 여름이라 1년 내내 톱니바퀴처럼 돈다. 버겁다는 생각이 들면서 은퇴 시기를 정한 거 같다. 사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내년 아시안게임을 같이 못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니다. 그래서 결정하게 됐다.

- 새로운 행선지로 중국을 선택했는데, 기대되는 점은.

▶행선지를 정할 때 고민이 많았다. 국내도 생각했었고, 유럽 쪽에 다시 갈까도 생각했었다. 중국에서 오퍼가 들어온 것이 두 달 정도 짧은 시즌을 한다고 했다. 대표팀이 힘들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짧은 시즌'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해 중국으로 정했다. 겨울 이적시장이 유럽 쪽에 열리게 된다면 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으니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 뛰어보고 싶은 리그가 있나.

▶지금 결정한 부분은 하나도 없다. 혼자 생각을 하는데, 미국 쪽에 리그가 생겼다. 거기서도 얘기가 있긴 하다. 조던 라슨(미국·도쿄올림픽 MVP)에게 연락이 왔는데, 미국에서 뛸 생각 없냐고 하더라. 몇 군데 이야기가 있긴 한데 확실하게 결정을 지은 것이 아니라 말씀을 못 드리겠다. 만약에 간다고 하면 어느 유럽이라도 괜찮다. 이탈리아 리그를 경험하지 못해 한 번 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 중국 시즌 끝나고 잘 정해보겠다.

- 은퇴 후 후배들을 바라보는 심정은. 자신의 후계자로 꼽는 선수는.

▶많은 선수들이 있다. 한 선수를 고르기가 힘들다. 말하지 않아도 아시지 않나. 한국 배구를 이끌어가야 할 선수들이 있다. 각자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있다.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고, 대표팀에 왔다갔다 했던 선수들이 한국 배구를 이끌어야 한다. 각자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모든 선수들이 이번 시즌 잘했으면 좋겠다.

- 김연경 이후 해외로 진출할 것 같은 선수는.

▶안 할 것 같다. 국내에서 잘 먹고 잘 산다고 하더라(웃음).

- 스테파노 라바리니(42) 대표팀 감독이 은퇴와 관련해 이야기해준 부분이 있는지.

▶감독님이 '선수들은 항상 마음이 바뀐다.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물어보신 것 같다. '은퇴 확실하냐?'고 물어보신 뒤 확실하다고 하면 일주일 뒤에 또 물어보셨다. 은퇴에 대해 아쉬움을 많이 보이셨다. 크게 감동적인 얘기는 안하셨다. 항상 좋은 말씀은 많이 해주셨다. '좋은 선수면서 좋은 사람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감동을 받았다. 대표팀을 위해 희생한 부분에 대해서도 대견하다고 해주셨다.

- 최근 식빵 회사의 광고 모델이 됐는데.

▶드디어 했다. 촬영이 힘들긴 했는데 곧 나온다. 웬만하면 제 얼굴이 붙어 있는 식빵을 사주시길 바란다. 안에 스티커도 있을 예정이다.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어떤 인성을 가져야 하는가.

▶'김연경 미담' 나도 많이 들었다(웃음). 부담스럽다. 내가 내 인성을 판단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를 겪어본 사람들이 얘기를 해야 하는 것이 많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좋은 사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 '지금까지는 잘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베풀고 노력하고 솔선수범하려고 한다.

- 올림픽을 치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댓글창이 닫혔다. 그래서 SNS 댓글을 보면 오글거리는 멘트가 많이 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교회는 성경, 불교는 불경, 배구에는 김연경'이다. 역주행했다. 앞으로도 많이 달아달라.

- 김수지, 양효진 등 베테랑들이 함께 은퇴를 했다. 앞으로 한국여자 배구를 위해 어떤 시스템이 도입됐으면 하는지.

▶체계적인 시스템이 중요할 것 같다. 외국인 감독님이 들어오시면서 변화된 부분이 많다. 체계적인 부분이 많이 바뀌었다. 청소년 대표팀, 유스 등 선수들 육성이 중요할 것 같다. 국가대표 지도자분들이 우리가 했던 부분들을 소화시켜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면 좋겠다. 그 선수들이 성인대표팀에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4년이라는 시간을 과정으로 보고 큰 대회를 목표로 계획적인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은퇴 후 계획은.

▶잘 모르겠다. 지도자 욕심이 있었다. 최근에는 행정적인 부분도 생각이 많이 들더라. 그리고 '방송인 김연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방송을 해보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서 여러 방향으로 생각 중이다.

- 도쿄올림픽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만나는 팬들마다 '고생하셨어요'라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한국에 와서 지내다 보니 실감을 한다. 가장 짜릿한 순간은 한일전이다. (5세트) 12-14에서 역전승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에 가장 짜릿했다.

- 앞으로의 목표는.

▶지금의 기량을 유지하고 싶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김연경이 아직까지고 잘하는구나'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몸 관리 열심히 하겠다.

- 정지윤(20·현대건설)의 레프트 잠재력은.

▶강성형(51·현대건설) 감독님이 얘기하셨더라. 우리끼리 얘기한 건데... 정지윤 선수가 여러 포지션을 했었다. 팀 사정상 센터를 했고 이번에 라바리니 감독님과도 이야기했는데, 시간이 있으면 정지윤을 레프트로 써보고 싶다고 하셨다. 레프트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내가 봐도 분명 잠재력이 있다. 파워풀한 공격을 가지고 있다. 그 공격을 살린다면 좋을 듯 싶다. 레프트는 리시브도 잘해야 한다. 쉽지는 않을 거다. 이제 시작이다. 1도 시작 안했다고 생각한다.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힘든 날이 있을 것이다. 힘내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 부탁한다.

▶대표팀을 위해 뒤에서 열심히 도와줄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나 역시 열심히 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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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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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가운데)이 동료들과 웃고 있다./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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