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악마판사' |
문유석 작가는 최근 tvN 드라마 '악마판사'(극본 문유석, 연출 최정규,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스튜디오앤뉴) 종영을 기념해 스타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악마판사'는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에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법정 쇼와 함께 등장한 강요한(지성 분)을 그린다.
그는 '악마판사'를 집필하면서 가장 공들인 장면으로 13부 엔딩 윤수현(박규영 분)의 죽음을 꼽았다. 문 작가는 "요한에게는 이삭이 있고, 가온(진영 분)에게는 수현이 있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 삶을 놓지 않게 만들어 준 유일한 존재들"이라며 "대본 초고에는 이삭이 요한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씬이 있었다. 자기가 없어져야 아버지가 요한을 학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였다. 종교적이기까지 한 그런 무조건적인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총을 맞아 죽어가는 수현이 가온의 이마 상처를 보면서 '괜찮아? 피 나 잖아' 라며 가온부터 걱정하는 씬을 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비극적인 죽음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것이 정선아의 잔혹한 큰 그림이었음이 밝혀지는 15부 엔딩까지 극은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신들의 불가해한 변덕으로 잔혹한 운명을 맞는 그리스 비극처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12부 초반 강요한을 돕는 K가 가온에게 처음으로 속내를 털어놓는 장면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유석 작가는 "영화 '렛 미 인'을 생각하면서 썼다"며 "외로운 뱀파이어 이엘리의 곁에서 그녀를 지키며 살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는 중년 사내, 그리고 같은 운명을 스스로 짊어지는 소년 오스칼의 이미지가 그 씬을 쓸 때 자꾸 떠오르더라"라고 전했다.
지성, 김민정 /사진제공=tvN |
특히 지성, 김민정에 대해선 "지성은 전작 '피고인' 등에서 고전 비극 속의 영웅 이미지를 잘 표현했는데, 거기에 속내를 알 수 없는 양면성을 더하면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민정은 아이 같은 천진함과 세상 다 산 듯한 허무함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드문 배우라고 생각했다. 두 분 다 대체 불가능한 연기를 보여주었다"라고 덧붙였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