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2사에서 투런이라니... 유희관, 코앞에서 날아간 '100승'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9.01 21:40 / 조회 : 2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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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한 두산 베어스 유희관.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거의 다 왔다. 딱 한 걸음만 더 나가면 됐다. 이것이 안 됐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35)의 통산 100승이 이번에도 무산됐다. 9회 2아웃에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유희관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쳤다. 승리투수 요건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승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통한의 9회가 됐다. 두산도 2-3으로 졌다.

5회까지만 해도 0-1로 뒤진 상황이었다. 4회초 안타-볼넷-볼넷으로 만루에 몰렸고, 내야안타를 내주면서 1실점했다. 땅볼을 유도했는데 유격수 안재석이 한 번 주춤하면서 1루 송구가 늦었다. 안 줘도 될 점수를 준 셈이다. 그 사이 타선이 KIA 선발 다니엘 멩덴에게 꽁꽁 묶였다. 5회까지 노히트였고, 몸에 맞는 공 1개가 전부였다.

6회 상황이 변했다. 일단 유희관이 6회초 2사 만루를 버텨내며 실점 없이 막았다. 6회말 1사 후 장승현이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갔고, 대주자 조수행이 도루에 성공했다. 여기서 김재환이 우전 동점 적시타를 날렸고, 박건우가 좌측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순식간에 2-1로 뒤집었다.

7회 홍건희가 올라오면서 유희관의 임무는 끝났다. 6회초를 막은 후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패전 위기였는데 6회말이 끝나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상태가 됐다. 타선 덕을 확실하게 본 셈이다.


문제는 이후다. 홍건희가 1⅓이닝을 잘 막아냈고, 8회 1사 후 이현승과 김강률이 1⅓이닝씩 처리했다. 그러나 9회 갑자기 윤명준이 올라왔다. 마무리 김강률이 9회까지 책임져야 할 상황인데 투수 교체가 일어났다. 김강률이 허리에 통증을 느끼면서 다시 오를 수 없었다.

윤명준이 박찬호에게 볼넷을 내줬고, 두산은 다시 김명신을 냈다. 김명신이 희생번트, 땅볼을 내주면서 2사 3루가 됐다. 딱 한 타자 남았다. 타석에 최원준.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가운데로 몰렸다. 최원준이 휘둘렀고,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가 됐다. 최원준의 잠실구장 통산 1호 홈런이었고, 유희관의 100승을 앗아가는 대포였다.

유희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코앞'에서 100승을 놓쳤다. 5월 9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99승을 따냈고, 이날 115일 만에 10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KBO 통산 32번째이자 두산 프랜차이즈 좌완 최초의 100승이 정말 눈앞까지 왔지만, 허무하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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