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S존 넓히고 7시 시작, 1차지명도 없애면 안돼" [한국야구, 길을 묻다]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9.06 16:43 / 조회 : 1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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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사진=뉴스1
출범 후 40번째 시즌을 맞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위기에 놓여 있다. 리그의 질적 수준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지적 속에 지난 도쿄올림픽에서는 노 메달 수모를 겪었다. 일부 선수들의 일탈도 끊이지 않는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팬들의 관심마저 시들고 있다. 스타뉴스는 창간 17주년을 맞아 KBO리그의 산증인들에게 한국 야구가 나아갈 길을 물었다. /스포츠부


[한국야구, 길을 묻다] ① 김성근 ② 김인식 ③ 허구연 ④ 이순철 ⑤ 이승엽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순철(60)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한국야구 위기설에 야구계 전체가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책으로는 크게 3가지를 짚었다.

이순철 위원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한국 야구가 상당한 위기에 빠져 있다. 이는 야구인이 자초한 일이며, 결국 해결해야 하는 것도 야구인의 몫이다"고 입을 열었다.

일단 지나간 일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미래'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위원은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계 전체가 위기감을 갖지 않는다면 신뢰감 회복이 힘들 것이다. 선수들은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자각하고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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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에서 패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사진=뉴스1
◇ 대형 선수 양성

이순철 해설위원은 "투타에서 대형 선수가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팬들의 관심이 끌어모으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위원에 따르면 현재 리틀 야구는 100개 팀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중학교 야구부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고등부도 마찬가지다. 이 위원은 "중학교 야구부가 많이 창단되면 좋겠다. 그래야 리틀 야구를 수용할 수 있다. 인적 자원이 많아야 훌륭한 선수들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을 수용하려면 구장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이 위원은 "축구에 비해 구장 확보가 쉽지 않다. KBO(한국야구위원회)와 아마 야구가 더 신경써서 구장을 더 만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렇게 인프라를 구축해놓은 뒤에는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기술 향상과 인성 교육 등 소양을 갖추게 하면서 성장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리그 개선 방안

가장 큰 문제는 스트라이크존과 경기 개시 시간이라고 짚었다. 스트라이크존은 조금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위원은 "스트라이크존이 국제 대회와 맞지 않는다. 도쿄올림픽만 봐도 우리 선수들은 바깥쪽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며 "이것은 정신력과 관계가 없는 문제다. 시스템 자체가 국제대회에 따라가지 못한다. 발맞춰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투구 추적시스템(PTS)에 너무 의존한다. 기계에 의존하기보다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경기 시간 문제도 지적했다. KBO리그는 평일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다. 이순철 위원은 이를 7시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위원은 "과거에는 지면 신문 마감 시간으로 인해 6시 30분에 진행했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퇴근 후 여유있게 팬들이 올 수 있도록 7시에 개시하면 좋겠다. 배구도 7시에 경기를 하지 않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1차 지명 재도입

내년부터 KBO리그 신인 지명은 전면 드래프트로 시행된다. 전면 드래프트는 연고지에 상관 없이 선수를 지명하는 제도다. 앞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시행됐으나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유망주들을 사전에 데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면서 2013년부터 1차 지명으로 회귀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 연고 팀들이 심각한 자원 부족을 호소하자 다시 전면 드래프트 부활을 결정했다. 내년부터 시행된다. 10년 만이다.

그러나 이순철 위원은 다시 1차 지명 제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전면 드래프트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지만 1차 지명 제도가 부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팀들이 수급 부족으로 전면 드래프트 복귀를 원한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연고지 프로 팀들이 그 지역 야구 팀을 관리, 보조하면서 선수들과 팀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본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보면서 야구팬들도 늘어난다. 지역 야구를 살리는 차원에서도 개선이 필요할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의 희망사항이다. 야구인들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은 이것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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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사진=이순철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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