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위상 더 높이려면 강팀 이겨야 한다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1.08.27 20:27 / 조회 : 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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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7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7일(한국시간) 홈 시카고W전 7-10 패


류현진 3⅔이닝 7실점 시즌 7패(12승)

류현진(34·토론토)은 지난 22일 디트로이트전에 6일을 쉬고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번 경기는 달랐다. 팀 사정상 4일만 휴식하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아마도 이날 부진은 그런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류현진의 주무기라 할 수 있는 변화구가 모두 맞아 나갔다. 문제는 제구였다. 낮게 떨어지거나 좌우 코너를 찌르는 공이 없었다.

3회 루이스 로베르트의 투런 홈런은 커터가 한복판으로 들어갔고, 곧이은 호세 아브레우의 솔로 홈런 역시 체인지업이 낮긴 했으나 코스가 가운데였다.


최근 류현진의 변화구는 낮게 떨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 상대팀 포수들은 투수에게 땅에 닿을 정도로 던지라는 시늉을 하곤 하는데, 토론토 포수 중엔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타자들이 류현진의 변화구를 기다리고 있으므로 원바운드성으로 가는 공을 던질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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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삭스의 호세 어브레우가 27일(한국시간) 토론토전 3회 류현진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왼쪽은 토론토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FPBBNews=뉴스1
또 하나 아쉬운 점은 볼 배합이다. 1, 2회에는 역으로 빠른 공을 던져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으나 3회부터는 변화구 비율을 높였다.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겠지만, 결과는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기본적으로 화이트삭스는 올 시즌 최강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2위 클리블랜드에 9게임 차나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투타 밸런스 등 여러 면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갖춰 우승 후보로도 거론된다.

류현진은 타자를 압도할 정도의 힘 있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컨트롤이 완벽하게 이뤄지면 호투하지만, 조금만 흔들려도 맞아 나갈 수 있다. 상대가 강팀일수록 여느 팀과는 다른 전략으로 맞섰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투수가 항상 잘 던질 수는 없다. 또 강한 팀을 만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런 팀들도 잘 막아내면 바로 최고 투수 아니겠는가.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자신의 위상을 더 높이려면 강팀을 상대로도 호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줘야 한다. 각종 데이터뿐 아니라 1구 1구의 볼 배합 등을 잘 기억해 다음 번에는 이기겠다는 각오를 가져주길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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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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