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3회' 넘고-'5회 함정' 깨고... 곽빈, '천신만고' 첫 선발승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8.2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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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홈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된 두산 곽빈. /사진=두산 제공
두산 베어스 '아기 곰' 곽빈(22)이 마침내 데뷔 첫 선발승을 품었다. 기록만 보면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천신만고'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하루였다. '마의 3회'를 넘었더니 또 다른 함정이 숨어 있었다. 5회다. 그리고 이것도 끝내 넘어섰다.

곽빈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을 만들었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두산은 11-8의 승리를 거뒀다. 2연패를 끊었고, 한화와 4경기를 2승 2패로 마쳤다.


이로써 곽빈은 선발 등판 10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단순 승리로 보면 2018년 6월 1일 롯데전 구원승 이후 118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또한 2018년 3월 24일 삼성전에서 1군에 데뷔한 후 1249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기억에 오래 남을 하루가 됐다.

최고 시속 150km까지 나온 강속구에 커터와 포크볼을 섞었다. 커브도 필요할 때마다 존에 집어넣으며 한화 타선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개인 한 경기 최다인 9탈삼진을 뽑아내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그러나 마냥 쉬웠던 경기는 아니다. 앞선 등판처럼 2회까지 순항했다. 볼넷 1개만 내준 것이 전부. 관건은 3회였다. 올 시즌 3회 피안타율 0.324, 피OPS 0.836을 기록하는 등 3회만 되면 흔들렸다. 3회에 내준 볼넷만 합계 10개나 됐다. 이날은 아니었다. 장운호-노태형-조한민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마의 3회'를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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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홈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승리투수가 된 두산 곽빈. /사진=두산 제공
4회도 있었다. 피안타율 0.308, 피OPS 0.859로 역시나 좋지 않았던 이닝. 곽빈이 넘기 어려웠던 이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은원-최재훈-하주석을 삼진으로 제압했다. 자신이 그렇게 애를 먹었던 3~4회를 6연속 탈삼진으로 정리한 것. 최대 고비를 확실하게 넘어섰다.

이제 5회만 넘기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타선도 시원하게 곽빈을 도왔다. 2회말 1점을 냈 후 3회말 무려 8점을 몰아쳤다. 9-0 리드. 곽빈이 한껏 여유 있게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자칫 여기서 발목이 잡힐 뻔했다. 1사 후 에르난 페레즈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이어 최인호에게 좌중간 안타, 장운호에게 볼넷을 내줬다. 1사 1,2루 위기. 정재훈 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해 다독였으나 노태형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아 9-2가 됐다. 2,3루 위기도 계속.

9-2로 여전히 넉넉한 격차가 있었으나 추가 실점이 야금야금 나온다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올 가능성도 있었다. 투수조 막내의 데뷔 첫 선발승도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곽빈 앞에 닥친 최대 위기. 그리고 곽빈이 스스로 넘어섰다. 조한민을 7구 승부 끝에 커브를 구사해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정은원은 유격수 땅볼로 막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투구수 93개로 5이닝 마무리.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다. 불펜이 추가 4실점을 하기는 했다. 대신 타선이 2점을 더 뽑아냈다. 막판 쫓기기는 했으나 그래도 두산이 승리했다. 곽빈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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