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워커 로켓. /사진=뉴스1 |
로켓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4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4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QS) 피칭. 호투였다. 그러나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두산은 1-3으로 졌다.
5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주자를 2루에 한 차례 보내기는 했으나 실점은 없었다.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모습. 특유의 투심-체인지업 조화가 일품이었다.
그런데 6회가 되자 완전히 변했다. 이동훈을 초구에 몸에 맞는 공으로 보낸 후 정은원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중견수 박건우의 포구 실책이 겹치면서 무사 2,3루가 됐다. 최재훈에게 우측 2타점 2루타를 맞아 0-2가 됐고, 이후 에르난 페레즈에게 적시타를 다시 허용하며 0-3으로 밀렸다.
6회만 3실점. 떠오르는 경기가 있다. 직전 등판이었던 15일 키움전이다. 5회까지는2실점만 하며 잘 막아냈다. 6회 들어 1사 후 볼넷-안타-적시-2타점 3루타를 연달아 내줬고, 1-2이던 스코어가 1-5로 벌어지고 말았다.
갑자기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구종이다. 로켓은 '투 피치' 투수에 가깝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구사 구종을 보면 투심이 46.2%, 체인지업이 37.4%였다. 커브 12.5%를 더했고, 포심은 3.4%다.
지난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6회 2사 후 강판되고 있는 두산 베어스 워커 로켓. |
이날 한화전의 6회초 구종 분포를 보면, 투심 16개-체인지업 8개-포심 2개-커브 1개다. 체인지업도 적지 않았지만, 투심 비중이 더 컸다. 배경이 있다. 체인지업으로 안타 2개를 맞으면서 2실점했고, 투심 위주로 전환했다. 뜬공 2개로 추가 1실점을 하면서 피해는 최소화했다. 그래도 결과가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결국 투심-체인지업의 '2자선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많은 비중은 아니지만, 로켓에게는 커브라는 '제3의 구종'이 있다. 이날은 극도로 아끼는 모습이었다. 총 95구 가운데 단 6개가 전부. 비율로 보면 6.3%다. 시즌 전체 커브 구사율 12.5%의 절반 수준이었다. 배터리의 볼 배합이 아쉬웠던 셈이다.
김태형 감독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로켓이 지난 등판에서 딱히 흔들린 것은 없었다. 상대가 잘 친 것이다. 다만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놓고 구종 선택이 잘못됐다. 포수에게도 말했다. 투 피치로만 가면 안 된다. 다른 공도 보여줬어야 했다"고 짚었다.
딱 이날 똑같은 모습이 나왔다. 상대 선발 라이언 카펜터와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었다. 6회 균형이 깨졌다. 카펜터가 여전히 무실점으로 막는 사이 로켓이 주춤했다. 이것이 승패를 갈랐다. 김태형 감독의 말처럼 '생각'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