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피치' 한계? '배합' 문제?... 로켓, 왜 6회만 되면 '휘청'이나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8.2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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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워커 로켓. /사진=뉴스1
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워커 로켓(27)이 2경기 연속으로 쓴맛을 봤다. 잘 던지다 6회에 다시 흔들리고 말았다. 위력적인 공을 뿌리다가 6회에 공략을 당했다. 단조로운 구종 때문인지, 볼 배합이 문제였는지 가늠이 안 되는 상황이다.

로켓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4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4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QS) 피칭. 호투였다. 그러나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두산은 1-3으로 졌다.


5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주자를 2루에 한 차례 보내기는 했으나 실점은 없었다.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모습. 특유의 투심-체인지업 조화가 일품이었다.

그런데 6회가 되자 완전히 변했다. 이동훈을 초구에 몸에 맞는 공으로 보낸 후 정은원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중견수 박건우의 포구 실책이 겹치면서 무사 2,3루가 됐다. 최재훈에게 우측 2타점 2루타를 맞아 0-2가 됐고, 이후 에르난 페레즈에게 적시타를 다시 허용하며 0-3으로 밀렸다.

6회만 3실점. 떠오르는 경기가 있다. 직전 등판이었던 15일 키움전이다. 5회까지는2실점만 하며 잘 막아냈다. 6회 들어 1사 후 볼넷-안타-적시-2타점 3루타를 연달아 내줬고, 1-2이던 스코어가 1-5로 벌어지고 말았다.


갑자기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구종이다. 로켓은 '투 피치' 투수에 가깝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구사 구종을 보면 투심이 46.2%, 체인지업이 37.4%였다. 커브 12.5%를 더했고, 포심은 3.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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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6회 2사 후 강판되고 있는 두산 베어스 워커 로켓.
중요한 순간 타자의 선택지가 좁아진다는 의미다. 투심 아니면 체인지업. 지난 15일 키움전 6회말 체인지업을 13개 던졌고, 투심은 3개를 구사했다. 커브가 2개. 어느 하나만 자꾸 던지면서 상대가 파악하기 용이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맞은 3안타가 체인지업-투심-체인지업이었다. 로켓이 던질 공이 없어졌던 셈이다.

이날 한화전의 6회초 구종 분포를 보면, 투심 16개-체인지업 8개-포심 2개-커브 1개다. 체인지업도 적지 않았지만, 투심 비중이 더 컸다. 배경이 있다. 체인지업으로 안타 2개를 맞으면서 2실점했고, 투심 위주로 전환했다. 뜬공 2개로 추가 1실점을 하면서 피해는 최소화했다. 그래도 결과가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결국 투심-체인지업의 '2자선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많은 비중은 아니지만, 로켓에게는 커브라는 '제3의 구종'이 있다. 이날은 극도로 아끼는 모습이었다. 총 95구 가운데 단 6개가 전부. 비율로 보면 6.3%다. 시즌 전체 커브 구사율 12.5%의 절반 수준이었다. 배터리의 볼 배합이 아쉬웠던 셈이다.

김태형 감독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로켓이 지난 등판에서 딱히 흔들린 것은 없었다. 상대가 잘 친 것이다. 다만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놓고 구종 선택이 잘못됐다. 포수에게도 말했다. 투 피치로만 가면 안 된다. 다른 공도 보여줬어야 했다"고 짚었다.

딱 이날 똑같은 모습이 나왔다. 상대 선발 라이언 카펜터와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었다. 6회 균형이 깨졌다. 카펜터가 여전히 무실점으로 막는 사이 로켓이 주춤했다. 이것이 승패를 갈랐다. 김태형 감독의 말처럼 '생각'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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