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국민감독 "투수들 훈련에 문제, 계단 뛰어오르는 일본을 보라"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1.08.12 10:51 / 조회 : 10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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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뉴스1
한국 야구를 세계 강국 반열로 이끈 김인식(74) 전 대표팀 감독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위에 그친 야구 대표팀에 대해 아쉬움과 함께 쓴소리를 전했다.

김 전 감독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안타깝다. 무엇보다 대표팀의 투수력이 약했다. 투수들이 하체 훈련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선수의 태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선수 스스로 고쳐야 하며, 팀에서도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KBO리그에서 17시즌 동안 쌍방울과 두산(OB), 한화 사령탑을 지내며 한국시리즈 우승 2회를 거둔 김 전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등 빛나는 성과를 올리며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도쿄올림픽을 지켜본 김 전 감독의 소회를 주제별로 정리했다.

◇ 대표팀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다

"우리 투수들의 수준이 다른 나라보다 떨어졌다. 기본적으로 일본이나 미국 투수들은 실력이 좋았다. (한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구원 등판한) 도미니카공화국의 크리스토퍼 메르세데스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도 에이스급으로 활약하는 투수다.

이의리와 고영표가 잘 던지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위안을 삼을 순 없다. 대표팀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다. 태극 마크를 달게 되면, 서로 대결이고 전쟁이다. 졌으므로 그저 '생각보다 잘 했다' 정도로 여겨야 한다."

◇ 투수들이여, 하체를 강화하라

"한국 야구에 뛰어난 투수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선동열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도 국제대회에서 6~7이닝을 맡아주고 불펜 몇 명으로 운용하곤 했는데, 요즘엔 그런 투수들을 뽑고 싶어도 없다.

훈련에 혹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과거보다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적게 던지고 러닝도 부족한 편이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전혀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무엇보다 투수는 하체 강화가 중요하다.

일본 투수들이 덩치도 크지 않으면서 공에 힘이 있는 것은 마무리 캠프 때부터 계단을 뛰어오르고 많이 달리기 때문이다. 우리 후배 투수들에게 하체 훈련에 더욱 치중해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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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사진=뉴스1
◇ 오승환이 9회에 등판했다면...

"같은 감독 출신으로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투수 운용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국제 대회는 단기전이므로 지면 안 되는 경기인 것은 알지만, 특히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투수 교체를 다소 남발한 경향이 있다. 물론 경기 전에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놓고도 '아니다' 싶으면 좀더 일찍 바꿀 수도 있지만, 그러다 보면 나중에 던질 투수가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8회부터 나온 오승환이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잘해줬지만 2이닝을 막기에는 이제 나이가 있고 구위도 예전만큼은 아니지 않은가. 어차피 지든 이기든 마지막 경기이고 내일이 없는 상황에서 조상우와 고우석이 잘 던지고 있으면 투구수가 좀 많더라도 더 끌고 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2014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요원인 매디슨 범가너도 5회부터 나와 5이닝 무실점으로 우승을 마무리하지 않았는가. 만약 오승환이 9회에 등판했다면 마음의 부담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 고쳐야 할 태도, 팀에서 얘기해줘야

"선수들의 정신력이 약했다는 비난들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고 본다. 다만, 역전 당한 상황에서 강백호 같은 모습이 팬들에게는 미워 보일 수 있다. 미국 선수들도 경기 중 풍선껌을 씹기는 하지만 그 정도로 드러내 보이지는 않는다.

틀림 없이 고쳐야 할 부분은 맞다. 국내 경기에서도 간혹 그런 경우가 있는데, 우선 선수들 스스로가 깨달아야 하고 팀에서도 얘기를 해줘야 한다.

국내 프로 감독을 하면서도 선수들에게 '음주 운전 하지 마라', '전훈 갈 때 비행기 화장실에서 담배 피지 마라', '사회 상식선에서 행동하라' 등등을 매번 강조하곤 했다. 그런데도 좋지 않은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결국 1년에 몇 번이 아니라, 매달, 계속해서 자꾸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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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뉴스1
◇ 최선 다하면 팬들도 다시 응원해줄 것

"이제 KBO리그가 재개됐다. 문제점과 아쉬움은 결국 선수들이 해결해야 한다. 언제까지 의기소침해 있을 것인가.

지적 받았던 모습들을 다시 보여주지 않고, 열심히 뛰고 좋은 플레이를 선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팬들도 다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실 것이라 믿는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 야구에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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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사령탑 시절 김인식 감독의 모습.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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