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키운다' 김현숙 "용기낸 김나영·조윤희, 한부모 가정 편견 깨고 파"[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07.25 04:00 / 조회 : 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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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숙, 아들 김하민 군 /사진제공=JTBC '내가 키운다'
사회에선 금기시되던 '돌싱'(돌아온 싱글·이혼한 남녀를 일컫는 말)이 점차 미디어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에 용기낸 '싱글맘'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배우 김현숙은 지난 2014년 동갑내기 일반인과 결혼했으나 지난해 이혼했다. 이후 제주도에 잠시 머물다가 친정이 있는 밀양으로 향하며 새 출발을 예고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런 응원에 힘입어 김현숙은 드디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그는 아들과 JTBC 예능프로그램 '용감한 솔로 육아 - 내가 키운다'(이하 '내가 키운다'에 출연하며 싱글맘의 일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김현숙은 방송에서 "아이 아빠가 없으니 그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있는 힘껏 놀아주기도 하고 해보지 않았던 DIY까지 도전했다. 그를 보고 있으면 싱글맘의 도전이 얼만큼 어려운 일이었고 대단했는지를 느끼게 한다.

엄마인 김현숙은 이제 배우로 돌아올 준비도 마쳤다. 그는 SBS 새 드라마 '사내 맞선'과 웹드라마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밝게 펼쳐진 미래를 앞둔 김현숙은 최근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내가 키운다'와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이하 김현숙과 나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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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숙 /사진제공=이엘라이즈
-'내가 키운다'를 향한 반응이 뜨겁다. 이런 반응을 예상했는가. 아무래도 그간 보여졌던 이혼, 돌싱을 다루는 맥락과 다르기 때문에 더욱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가.


▶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나같은 경우엔 엄마, 아빠도 같이 살고 아이도 함께 출연해야 한다. 그래서 출연 미팅 때부터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제작발표회 때도 말했듯 난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잘 조명하고 싶었다. 다양성 측면이 잘 보여서 다행이다.

-사실 '내가 키운다'를 비롯한 대부분의 촬영은 서울에서 이뤄진다. 아이와 전원 생활하는 게 좋겠지만, 때로는 불편하기도 할텐데 어떠한가.

▶ 방송에서 말했듯이 제주도에서도 3년간 살았다. 불편함이 없지 않지만, 행복 지수가 육제척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얻어진다. 만족도가 정말 높다.

예전부터 부모님은 (밀양에) 살고 계셨기 때문에 자주 왔다 갔다 했었다. 서울 생활에 지쳤을 때 (밀양에 가면) 힐링되기도 하더라. 또 아이가 있다 보니 정서적으로 흙 밟고 자연 친화적인 부분이 더욱 좋을 것 같았다.

하민이가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전원 생활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하민이가 워낙 시골을 좋아한다. 서울에서 살 때도 2층에 공용 공간으로 정원이 있었다. 그때도 애가 거기에 늘 갔고 제주도 살 때도 바닷가에서 고둥을 잡는 걸 정말 좋아하더라. 또 우리 아들이 말이 느렸는데 제주도에서 갑자기 틔었다. 그래서 굉장히 좋더라.

지금은 하민이가 아빠랑 같이 사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사실 보고싶을 때 만나긴 해도 빈자리는 있을 것이다. 그걸 우리 엄마, 아빠가 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여러 좋은 이유들로 밀양에 머물게 됐다.

-방송에서 "아이 아빠가 DIY를 잘해서 (평상 만들기와 같은 걸) 할일이 없었는데 이제는 해봐야 한다"라고 말하더라. 이 말처럼 아이와 함께 하면서 미숙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을 것 같은데 어떠한가.

▶ 전구를 가는 것도 그렇고 어느 정도 분담했던 일을 (이혼 후) 혼자 다 해야한다. 제주도에 살 때 폭설이 내린 적 있다. 당시 4박 5일 서울에서 촬영 후 집에 가보니 엄청 쌓여있더라. 당시 우리 집이 중산간이었다. 혼자서 정말 눈을 치우는데 절로 욕이 나오더라.

앞으로 이런 일들이 더 있을 것이다. (김)나영이도 느끼겠지만, 아들들은 (딸 보다) 더 다이나믹한 면이 있다. 하민이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몸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 엄마로서 같이 시도하고 노력하지만 한계가 있다.

약간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말도 안되게 낚시를 하다가 울기도 했다. (조)윤희 씨가 처음에 이런 인터뷰를 한 거 같은데 하면 할수록 발전하고 용기를 내게 된다. 나도 같이 성장하는 느낌이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출연하고 있는 채림, 김나영, 조윤희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배우는 것도, 공감되는 것도 많을 것 같은데.

▶ 맞다. 특히 나영이는 남자애 둘을 키운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존경스럽다. 나영이는 마음에 많이 걸린다. 내가 라디오 DJ를 하던 시절, 나영이가 '여자 노홍철'로 불릴 때 출연해 특이하다고 생각해 몇번 초대했고 그때부터 이어온 우정이다. 심지어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에 출연해 함께 두 시즌을 해왔다. 그땐 서로 미혼이었는데 지금은 '싱글맘'이다. 나영이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너무 잘 해내고 있는 걸 보니 존경스럽고 대단하다.

다들 그렇다. 아이들을 위해서 용기내고 전화위복 삼아서 잘 극복한 거 같다. 응원하고 힘을 얻는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하면서 공감하게 되더라.

채림 씨는 아무래도 배우이지 않나. 그래서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남들이 보면 주책맞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평범하게 보이는 장면이 채림 씨 입장에선 겪어온 과정들을 상상하시더라. 우리가 너무 우니까 '그만 울자'고 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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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의 모친이 인터뷰를 통해 김현숙을 향한 진솔한 속내를 털어놨다. /사진=JTBC '내가 키운다' 영상 캡처
-스튜디오 촬영 시 더 눈물을 보이시는 것 같다. 이때 김구라는 특유의 톤으로 상황을 정리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던데.

▶ 맞다. 아마 내가 말했던 것 같은데 (김) 구라 오빠 마저 울게 되면 여긴 장례식장이다. 오빠 같은 사람이 있으니 오히려 편하고 중심이 잡히는 느낌이다. 오빠의 표현 방식이 차가운 것 뿐이지, 마음이 따뜻하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오빠의 방식이 막 대하기도 좋고 편안하다.

-3회에서 엄마의 인터뷰를 보고 눈물을 보이더라. 이 눈물은 어떤 의미였나.

▶ 미리 알았으면 덜 울컥했을 것이다. 우리 집은 2층이니 인터뷰는 1층에서 진행한다. 난 엄마가 어떤 인터뷰를 하는지 전혀 몰랐다. 그런 속마음은 단 둘이 있을 때해도 좋은데 왜 전국민이 있을 때 했을까.(웃음) 몰랐던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됐다. 현장에서 채림 씨는 말할 것도 없고 모두가 울었다.

우리는 누군가의 딸이면서도 누군가의 엄마다. 특히 난 엄마와 함께 나오지 않나. 엄마의 인터뷰를 보니 다들 각자 친정 엄마가 생각났을 것이다. 감회가 새롭고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내가 키운다'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 사실 한부모, 조부모 가정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 않나. 이를 청승맞거나 슬프게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도 즐겁고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제작진들이) 신경쓰는 게 많을 텐데 위로와 용기, 그리고 서로 좋은 시너지를 주고 싶었다. 사실 미팅 때 얘기를 들었지만 예능인 만큼, 나중에 딴 얘기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조심스럽게 편집도 잘해주더라. 앞으로 믿고 잘 촬영할 것이다.

또, 나는 모성애도 저절로 생기는 줄 알았다. 우리 엄마들 세대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당연한 게 아니었는데. 엄마로서 살다 보면 다른 엄마에 비해 부족함을 느끼고 죄책감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나도 '내가 키운다'를 촬영하며 알았는데 모성애도 훈련하고 뜻깊은 시간을 보낼수록 늘어나는 것이다. 싱글맘 뿐만 아니라 모든 엄마들이 죄책감을 내려놓고 '그럴 수 있다'라며 자신을 토닥이길 바란다.

-앞으로 활동은 어떻게 되나.

▶ 오는 8월에 웹드라마 '공짜'와 SBS 새 드라마 '사내 맞선'을 촬영한다. '공짜'는 영화 '타짜'의 오마주로, 공기 놀이가 소재다. 재미있을 것 같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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