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또 꼴찌에도 "프로 골퍼 향한 도전 의식 더 커졌다", 왜?

태안=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7.24 06:00 / 조회 : 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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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사진=KPGA
'코리안특급' 박찬호(48)가 절치부심했지만 두 번째 도전에도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그래도 프로 골프선수로서의 도전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23일 충남 태안의 솔라고CC 솔코스(파72·7264야드)에서 열린 'YAMAHA·HONORS K 오픈 with 솔라고CC(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7개를 묶어 4오버파를 쳤다. 1포인트를 잃어 최종합계 마이너스 16포인트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KPGA 두 번째 대회였다. 아마추어 골퍼인 박찬호는 아마추어 선수 추천 조건 중 하나인 핸디캡 3 이하 조건을 충족해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지난 4월 군산CCC 오픈에서 첫 출전했지만 최하위로 컷 탈락했던 박찬호는 두 번의 코리안투어 도전에서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에도 프로의 벽은 높았다. 실력차를 뼈저리게 느꼈다. 1라운드에서 버디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더블보기와 보기를 연달아 범하면서 13오버파, 포인트로는 마이너스 15포인트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래도 2라운드는 달랐다. 버디가 나왔다. 첫 홀 10번홀(파4)에서 보기로 출발한 박찬호는 11번홀(파5)에서 이번 대회 첫 버디를 잡았다. 12번홀(파3) 보기를 기록하긴 했지만. 이후 3홀 연속 타수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박찬호는 16번홀(파4)에서 두 번째 버디를 낚았다. 중계카메라를 보고 세리머니를 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 기세를 이어 전반 마지막 홀 18번홀(파5)에서 장타를 앞세워 홀 가까이 붙였고, 쉽게 버디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후반은 아쉬움이 컸다. 버디 없이 보기만 5개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경기 후 만난 박찬호는 "재밌었다. 의도한 샷이 나와서 좋았다"고 웃은 뒤 "첫 홀 보기로 시작했다. 1라운드에서는 파로 시작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보기를 하고 마음을 더 내려놨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번 대회는 보통 대회와 방식이 다르다. 스트로크가 아닌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다.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을 부여하고 파는 0점, 보기는 1점 감점, 더블보기 이하는 모두 3점을 깎아 점수 합계로 순위를 가린다.

보기로 잃는 점수보다 버디로 얻는 점수가 더 크기 때문에 선수들은 버디나 이글을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게 된다. 특히 박찬호는 300야드를 넘기는 장타자이기 때문에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 그래서 박찬호를 향한 기대가 컸다. 이번 대회만큼은 꼴찌 탈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박찬호도 이를 알고 있었다.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줬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대회 전 윤석민(35), 김선우(44·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등과 함께 플레이를 했는데, (그들이) 이번 대회에서는 내가 유리할 것이라고 얘기해주더라. 그래서 더 자신감이 있었다. 연습도 많이 하고 레슨도 받았다. 하지만 시합의 벽은 넘지 못하겠더라. 열정만 갖고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특히 그린 위에서 집중력은 정말 배워야 할 것 같다. 그린 위에서 찬스가 왔을 때 몰입하는 능력을 보면서 많이 깨달았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경이로움을 또 느꼈다"고 프로 골프 선수들에게 존경심을 드러냈다.

두 번의 대회 경험은 박찬호에게 더 큰 열정을 가져다줬다. 비록 꼴찌는 했지만 프로 골퍼에 대한 꿈이 더 커져보였다. 박찬호는 "최호성 선수는 내게 '고맙다'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KPGA를 위해서 도전해 준 것과 골프에 대한 열정이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했다. 이 말이 나에게 도전 의식을 일깨워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구를 할 때는 그 전에 잘 됐던 점, 잘 안됐던 점들을 기록해 등판 전에 항상 읽어봤다. 골프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 같다. 골프를 잘하든 못하든 앞으로 계속 도전을 할 것이다. 단지 대회 출전 만이 아닌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 설명과 함께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때를 회상했다. 그는 "처음 메이저리그에 갔을 때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직행했다. 이후 마이너리그로 갔을 때 힘든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은 이유가 메이저리그의 맛을 봤기 때문이다. KPGA 대회도 마찬가지다. 프로 무대를 경험해봤으니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투어의 시스템도 알았고 선수들의 실력도 알았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할 것이다"고 도전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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