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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방법: 재차의' 시속 120㎞로 달리는 미스터리 오컬트 ①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1.07.21 10:30 / 조회 : 1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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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드라마를 영화로 확장시키는 건 양날의 검이다. 드라마 팬들을 영화로 이끄는 한편 캐릭터 소개에 시간을 쏟지 않아도 된다. 반면 영화는 드라마 그 이상의 것을 담아내야 한다. 그러니 드라마의 영화화는,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강렬해야 한다. '방법: 재차의'는 그 공식을 그대로 대입한 엔터테이닝한 영화다.


3개월 전 죽은 시체가 사람을 죽였다. 경찰은 감식 결과에 당황한다.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기자 임진희는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 도중 그 사건의 범인이라는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임진희 기자에게 단독 인터뷰를 제안한다. 유튜브 채널에 생중계되는.

경찰은 임진희 기자를 만류하지만, 임 기자는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왜 자신과 인터뷰를 그것도 공개적으로 하고 싶어하는지 이유를 듣고자 한다.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그 사람은 라이브 인터뷰에서, 앞으로 세 명을 이틀 간격으로 죽이겠다고 공개 살인 예고를 한다. 그 살인을 막고 싶으면 거대 제약회사 회장이 임진희 기자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공개 사과하라고 말한다.

예고된 죽음이 점점 다가오고, 임진희 기자는 왜 그 사람이 자신과 인터뷰를 했는지, 또 그 사람은 왜 거대 제약회사 회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는지,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런 임진희 기자에게도 죽은 사람들이 점점 다가온다.

'방법: 재차의'는 지난 해 2월 tvN에서 12부작으로 방영돼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방법'의 스핀오프다.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 방식인 '방법'과 이를 다루는 '방법사'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한층 새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재차의는 한국 민담에서 소개되는 요괴로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 조종 당하는 것을 일컫는다. '방법: 재차의'는 드라마에 이어 김용완 감독이 연출을 맡고, 연상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드라마에 이어 엄지원이 임진희 기자 역할로, 드라마 결말에서 사라진 듯 했던 정지소가 다시 백소진 역할로 영화에 출연했다.


'방법: 재차의'는 드라마 '방법' 세계관을 그대로 잇는다. 오컬트 미스터리로 사건의 실체를 쫓는 구성이다. 이 전개는 '방법'에 열광한 팬들과 오컬트 미스터리 서사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주효할 것 같다. 무엇보다 속도감 있다. 사건의 발생과 전개, 그리고 결말까지 시속 120㎞로 달리는 것 같다. 서사의 빈틈을 알아채기 전 이미 결말에 도달해있다. 이 같은 속도감은 '방법: 재차의'의 가장 큰 장점이다.

김용완 감독과 연상호 감독, 그리고 제작진은 '방법: 재차의'의 차별점을 재차의에 둔 것 같다. 남에게 조종돼 집단으로 움직이는 시체 군단. 하나의 움직임으로 통일된 이 재차의 군단의 움직임은, 기존 좀비영화들과는 다른 쾌감을 준다. 다만 재차의 외형과 행동이 기존 좀비물과는 확연히 다르기에, 좀비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방법'에선 엄지원이 사건의 추격자 역할을, 정지소가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방법: 재차의'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드라마 결말에서 정지소가 사라졌기에, 영화에서 정지소 등장이 전체 서사 중간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드라마 팬들에겐 반갑겠지만, 드라마를 안 본 관객에겐 불친절할 수도 있다. 실마리가 계속 주어지기에 정지소 등장이 어색하진 않다.

엄지원은 이야기 중심을 잘 잡았으며, 정지소는 여전사로 돌아왔다. 엄지원, 정지소 뿐 아니라 오윤아, 이설 등 여배우들이 서사의 핵심인 점이 매력적이다. 조연배우들의 연기는 아쉽다. 연기가 미숙하다기보다, 드라마처럼 극적으로 연기를 하다보니 영화라는 매체에는 이질적이다. 카메라 앵글과 동선도 영화보다는 TV드라마에 더 가깝다. CG도 비슷하다.

'방법: 재차의'는 드라마와 영화, 숏폼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관객들이라면 이런 이질감에 개의치 않고 즐길 만하다. 영화는 시네마라는 관객들은 당황스러울 수 있다. 어쩌면 '방법: 재차의'는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는 영상 콘텐츠의 분기점으로 기억될 법도 하다. 영화는 영화다, 라는 정의와 영화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 중 하나, 라는 정의의 분기점. 코로나19 상황에서 '방법: 재차의'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건, 정통파 영화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듯 하다.

7월2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추신. 에필로그 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쿠키 영상이 하나 더 있다. 드라마 '방법' 팬들에겐 반가울 영상이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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