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원 대표 "아이유 만나고 9개월만 데뷔..정말 잘한 일이죠"(인터뷰①)[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129) 최갑원 플렉스엠 대표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1.07.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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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엔터인(人)'과 만남의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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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플렉스엠
스타메이커 129번째 주인공으로 스타뉴스가 마주한 최갑원 대표는 가수 아이유를 발굴한 제작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중3에 불과했던 아이유를 보자마자 "원석을 찾았다"며 하던 앨범 작업을 다 미룬 채 아이유에 올인했고, '잔소리'에 이어 '좋은 날'이 대히트를 치면서 아이유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아티스트이자 셀러브리티로 거듭났다.

영화감독을 꿈꾸다 대학교 시절 절친한 친구를 따라 즐겁게 일했던 프로듀서 활동이 너무 재미있어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일에 매진하고 있는 최갑원 대표는 플렉스엠을 이끌며 "한국적인 발라드 음악으로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싶다"는 소신도 숨기지 않았다. 플렉스엠을 발라드 명가로 만들겠다는 의지는 분명 대단하게 느껴졌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 플렉스엠 소속 가수들의 앨범 프로듀싱 및 제작, 투자를 하는 일을 하고 있고 작사 작곡도 하고 있습니다. 이 업계에 있는지는 20년 정도 됐습니다.

-올해로 업계에서 활동하신 지도 얼마나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원래는 매니지먼트 쪽이 아닌 음반 제작 기획 일을 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제작 파트에서 일을 했고 제작이라는 게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음원 제작이 메인이었고 기획 단계도 참여했고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예전부터 있으셨던 걸까요.

▶음악이나 영화는 어릴 때부터 너무 좋아했고요. 어릴 때 꿈이 영화감독이었어요. 대학교 전공은 영상연출이었고요. 그런데 현존하는 영화 감독님들보다 제가 더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때문에 (진로에 대한) 걱정이 됐고 (결국 포기를 했죠) 오랜 시간 글도 써보기도 했고요. 제 생각에 음악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을 해왔죠. 그리고 저한테는 두 친누나들이 있는데 J팝 등을 함께 들으면서 자랐죠. 그러고 나서 제가 다녔던 대학교 동기가 당시 휘성 빅마마 등이 소속됐던 엠보트를 만들었는데 저랑 워낙 친해서 함께 (이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사실상의 엠보트 창립 멤버였죠. 휘성 빅마마 원티드 앨범도 작업했었고요. 그때 엠보트 초기 투자자가 양현석 형님이셨는데요. 이후 YG에도 잠깐 있었고 그때 원타임 렉시 세븐 앨범 프로듀싱을 하면서 프로듀서로 활약을 했죠. 노래를 잘하는 친구가 많아서 엠보트와 YG 콘서트 기획 앨범도 제작했고요. 그때는 그저 좋은 기회를 잡았을 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던 것 같아요.

-작사가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지금도 작사 일을 하고는 있는데 지금은 작사가 세컨드 잡 정도인 것 같아요. 작사라는 것도 앨범 제작이나 기획을 하면서 필요한 요소라서 (작사 역시) 제 활동의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고요. 작사 일은 블라인드로 진행됐는데 어쩌다 제가 쓴 가사가 뽑히면서 자연스럽게 (외부에 알려져서) 일을 많이 하게 되는 계기가 됐죠. 의뢰도 들어왔고요. 작사나 작곡은 특히나 방송에서 (크레딧에) 이름이 나오는데 기획 제작은 크레딧에 안 나오고 앨범 재킷에나 나와서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알려지게 된 것뿐이에요. 그리고 참고로 노래방에서도 제 이름이 (크레딧에) 나와서 전화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하하. 저는 작사 작곡을 조용하게 일하는 스타일이고 스태프로서 내 나름대로의 신조도 있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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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데뷔 직후 스타뉴스와 인터뷰 당시 아이유의 모습. /사진=스타뉴스


-아이유 씨를 발굴하신 인물로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좋은 날'까지 제작했고 이후 아이유가 개인 회사를 만들었죠. (아이유는 정말) 당대의 훌륭한 친구죠. 워너뮤직코리아 프로듀서 총괄로 활동했을 때 (아이유를 처음 만났는데) 그때 꼬맹이 연기자 여자 아이가 있어서 오디션을 봐달라고 연락을 받고 오디션을 하자고 해서 봤어요. (아이유는 그때) 봤을 때부터 잘했어요.

심지어 (아이유가) 내 앞에까지 온 게 내가 운이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가 (아이유가 거쳤던) 이전 회사들이 쟁쟁했거든요. 이후 아이유를 발탁해서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유통만 하지 말고 (가수로) 키워보자고 얘기가 나와서 제작 사업부를 만들고 제가 거기로 들어가서 아이유 앨범을 제작했어요. 아이유가 사실 '좋은 날' 전에 2AM 슬옹과 함께 불렀던 '잔소리'로 1위를 하면서 힘을 받고 만든 미니앨범 타이틀 곡이 '좋은 날'이잖아요. 그래서 그 곡도 잘 되고 그 다음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도 겨울 때마다 인기를 얻었죠.

아이유를 준비하면서 저는 그냥 (아이유의) 앨범 콘셉트를 잡기 전헤 (무조건) 데뷔를 빨리 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이 나이에 잘하는데 나이가 더 들면 오히려 (가수로서) 평범해지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아이유를 만난 지 9개월 만에 미니앨범이 나왔을 때가 아이유가 중3 때였죠. 2~3년 동안 인큐베이팅을 하지 않고 빨리 데뷔 시킨 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대중으로 하여금 "어린 친구가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해주고 싶었어요. "고3 되면, 아니면 연습생 4~5년이면 이 정도는 해야지" 라는 시선이 아이유를 가수로서 평범해지게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앨범 작업을 모두 스톱 시키고 아이유에 올인했어요.

-아이유 씨를 오디션 봤을 때 당시도 기억나시겠네요.

▶지은이가 첫 오디션 때 거미 노래를 불렀던 걸로 기억나요. 음색이 좋았어요. 지은이는 본인 목소리를 싫어하는 것 같았는데 그 허스키한 목소리가 기타와 어울릴 것 같아서 기타를 배우게 했어요. 그때는 선배들이 끌어주는 게 중요한 나이여서 기타를 사주고 기타를 잘 치는 작곡가 형에게 레슨 받게 하고 그랬어요. 이후 첫 평가 때부터 지은이가 잘 해왔고 잘 쳐오고 배운지 얼마 안됐는데 너무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얘는 뭘 해도 되겠구나, 근성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지은이는 기타를 재밌어 했는지, 아니면 미션을 클리어한다는 것 때문인건진 몰라도 묵묵하게, 성실히 했어요. 까불고 그런건 없었고 묵묵하게 자기 일만 하는, 자기 생각이 많은 친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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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8 Asia Artist Awards'(2018 아시아아티스트어워즈 '2018 AAA')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업계에서 활동하며 갖고 있었던 목표 또는 꿈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선명한 계획은 없었어요. 휘성 거미 빅마마 원티드 하동균 등이 다들 제 친동생 같았고 그래서 제가 당연히 열심히 해야지 라는 생각 뿐이었죠. 만약 제가 유명해지고 싶어서 이랬으면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아마 스스로 블랙 아웃이 돼서 이 일을 그만둘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재미있게 일했어요. 제 모든 것이 회사와 가수였고요. 그래서 그 친구들과도 놀았고 술도 마시고 개인적 생활도 하고요. 패밀리 비즈니스는 아니어도 일보다 생활에 가까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느낌이었죠. 일 같지 않게 일을 해서 힘든데 견뎌지더라고요. 많아야 3시간 잤던 것 같아요.

-2019년 11월 설립된 레이블 플렉스엠의 이름이 갖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리만의 음악을 자랑하고 싶다라는 약간 심플한 의미를 갖고 있죠. 이 회사에 오면서 아이디어를 낸 게 있었는데요. 힙합 하면 YG, 아이돌 하면 SM 등으로 떠올려지는 게 있는데 발라드 전문 레이블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가끔 (발라드 장르의) 비중이 큰 경우는 있지만 전문이라고 생각은 안 들었고요.

지금은 카카오 내 다른 레이블과는 다른 길로 가고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솔로 아티스트를 더 지향하고 있어요. 아티스트는 개개인 1명과직접 교감해야 하는 게 제 신조입니다. 소속 아티스트가 그룹이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자신이 없을 것 같았고 실제로 이전에 그룹을 맡아서 해보기도 했었는데 제 성격 상 쉽지 않았어요.

-발라드 장르에 대한 남다른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노래를 들으며 공감할 수 있는 발라드 계열 노래를 좋아했어요. 록 메탈은 사운드에 집중하게 되는데 발라드는 멜로디 가사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좋았고요. 영화연출에 관심이 많다 보니 발라드는 3~4분 안의 드라마 같은 느낌을 더 많이 받아서 유독 애정하는 장르가 됐어요.

-인터뷰②로 이어짐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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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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