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9명 초토화...' 쓸쓸했던 두산 훈련, 확진자A 향한 오해와 진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7.15 05:31 / 조회 : 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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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두산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 잠실구장의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14일 잠실구장.


오후 1시 뜨거운 볕이 따갑게 그라운드에 내리쬐고 있었다. 간간이 두산 선수들의 경쾌한 타격음만이 쓸쓸하게 경기장을 휘감고 있을 뿐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선수단에서 2명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대부분 자가 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호세 페르난데스를 비롯한 선수들도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기에 자가 격리 중인 상황. 사실상 초토가 되다시피 한 두산이었다.

그렇게 훈련에 참가한 선수는 단 9명에 불과했다. 바로 도쿄 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들면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선수들이었다. 야수에서는 김재환과 박건우, 정수빈, 허경민, 그리고 박세혁이 돌아가면서 배팅 케이지에 섰다. 투수조에서는 유희관과 최원준, 이영하, 김민규가 2명씩 짝을 이뤄 캐치볼을 하는가 하면, 불펜 투구도 나란히 펼쳤다.

오죽했으면 배팅볼을 던져줄 코치마저 없는 상황이었다. 긴급하게 조경택 배터리 코치가 2군서 올라와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줬다. 예전 같으면 사령탑도, 코치들도, 동료들도 함께 지켜보며 땀 흘렸을 훈련이었을 터. 타격 훈련이 모두 끝나자 조 코치를 비롯한 베테랑 야수 5명이 모두 땅에 떨어져 있던 공을 직접 줍기 시작했다. 만약 모두가 함께했다면 공을 주우러 다니는 일은 아무래도 고참 선수들보다는 어린 후배들의 몫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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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배팅 훈련이 끝난 뒤 여기저기 널려있는 공을 줍고 있는 두산 야수들과 트레이너들. /사진=김우종 기자


지난 10일 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팀 내에서 발생하면서 두산 구단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된 기분이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확진자A와 B의 건강 상태는 다행히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확진자 A를 힘들게 하는 소문이 있으니 바로 지난 광주 KIA전에서 '코로나19 증상을 숨기고 뛴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두산은 지난 6일과 7일 잠실에서 NC와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8일 NC 원정 숙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두산의 8~11일 홈 경기가 취소됐다. 그런데 이보다 앞서 두산은 2일부터 4일(3일과 5일은 우천 취소)까지 광주서 KIA와 격돌했다.

그리고 약 1주일 뒤 두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광주 방역 당국이 움직였다. KBO는 방역 당국의 소견(두산 확진자의 잠복기 등을 고려)에 따라 10일 KT-KIA전을 취소했고, KIA 선수단과 프런트 모두 전원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았다. 11일 KIA 선수단 전원 음성이 나온 가운데, 두산 확진자A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KIA 포수 1명과 야수 1명이 엔트리에서 빠진 뒤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확진자A는 평소에 술도 마시지 않으며, 광주에서는 전혀 증상이 없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코로나19 증상인 기침, 두통, 발열 등이 당시에 나타났다면 당연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을 텐데 아무런 증세가 없었다는 뜻이다. 즉,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 코로나19 증상을 감추고 나섰다'는 건 오해다. 이에 대해 1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두산 관계자는 "광주 방역 당국과 보건소 측에서 역학 조사를 한 결과, 최대한 안전하고 신중하게 판단을 내린 것으로 봤다"면서 "저희 선수가 아직 정확히 어떤 경로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역학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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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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