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등장한 '14명-50%' 기준... 13명이면 40%로 또 낮출건가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7.13 05:00 / 조회 :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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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택 KBO 총재. /사진=뉴스1
갑자기 '50%'라는 없던 기준이 등장했다. 멀쩡히 있던 매뉴얼을 깼다. 다음에는 40%로 조정할 것인가.

KBO는 12일 이사회 후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된 KBO 리그 30경기와 퓨처스리그 35경기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초 리그 중단이다.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그런데 발표를 보면 묘한 구석이 있다. KBO는 "1군 선수의 확진 및 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각각 68%인 두산과 64%인 NC의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 타 팀의 잔여경기 역시 형평성 문제로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구단당 1군 엔트리 기준 선수(코칭스태프 제외) 50% 이상이 확진 및 자가격리 대상자가 될 경우 2주간 해당 경기를 순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원래 있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없던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지금까지 매뉴얼에는 격리 대상 인원수와 무관하게 대체 선수를 투입해 일정을 정상 진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다만 '엔트리 등록 미달 등 구단 운영이 불가하거나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면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이번 두산과 NC의 경우 1군 선수 가운데 68%(28명 중 19명)와 64%(28명 중 18명)이 격리로 빠진다. 원래대로라면 빠지는 수만큼 2군에서 데려와 인원을 채운 후 경기를 해야 했다. '운영이 불가'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중단을 결정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팬들은 "특정 팀이 해달라고 하면 다 해주는 것이냐"며 반발하는 중이다.

근거 없이 결정할 수는 없으니 없던 내용을 만들었다. '50% 이상이 확진 및 자가격리 대상자가 될 경우'가 갑자기 등장했다. "지키지도 않을 매뉴얼은 왜 만들었느냐'는 비난이 나올 만한 수준이다. KBO 관계자는 "하부 규정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기에 이번 이사회에서 수치를 정해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향후 일정은 더 빡빡해질 수밖에 없다. 정상적이라면 현재까지 팀별로 86경기씩 치렀어야 했다. 그러나 우천과 미세먼지 등으로 취소된 경기가 있고,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8일부터 11일까지 일부 경기가 잇달아 열리지 못했다. 팀별로 6~12경기를 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이번 중단으로 팀당 6경기가 더해졌다. 12~18경기 미실시 상태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는 올 시즌, 기존에 나온 정규시즌 일정은 10월 8일까지였다. 추후 발생할 우천 취소 등을 감안하면 10월 내 시즌을 끝내는 것도 아슬아슬하다. 결국 뒤로 갈수록 앞서 치르지 못한 1경기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데 한 방에 6경기가 날아갔다.

게다가 후반기에 다시 확진자가 1군 엔트리 기준 50% 이상 나올 경우 또 2주 중단이다. 전체 중단이 아니라 '해당 경기 순연'이다. 또 논란이 될 수 있다. 이제 올 시즌 KBO 리그가 온전히 720경기를 다 치르려면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가 나오더라도 딱 13명까지만 나오기를 바라야 한다. 14명이면 1군 엔트리의 50%가 되고, 2주를 쉬기 때문이다.

결국 허울 좋은 50%다. 14명이 빠지면 경기를 안 하고, 13명이 빠지면 경기를 하게 된다. 1~2명이 빠져도 현장은 불만이 생긴다. 하물며 10명 이상이라면 더하다. 혹여 재발시 규정을 다시 바꾸지 않을까 우려된다. 만약 이탈자가 13명이라면 기준을 40% 이상(12명 이상)으로 낮추면 그만이다. 결국 이번에도 '만든' 것이다. 한 번이 어려울 뿐, 두 번은 쉬운 법이다. 원래 매뉴얼대로 했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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