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팀 때문에 8팀이 '연대 책임'... '형평' 사라지고 '편의'만 남았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7.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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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사진=뉴스1
KBO 리그가 끝내 '중단' 결정을 내렸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확진자가 나온 여파다.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동시에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형평성은 사라졌다. 특정 팀에 대한 '편의'만 남았다.

KBO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3시간의 격론 끝에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이로써 KBO 리그는 지난 1982년 출범 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예정에 없이 시즌 일정을 멈춘다. 코로나19가 부른 참극이다.


기본적으로 선수단 전체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했다. 5일 연속으로 하루 1000명 이상 나왔다.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12일부터 적용됐고, 야구장은 무관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단 내 확진자가 나왔으니 더 조심해야 할 때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중단'이 올바른 결정이었는지는 다시 짚을 필요가 있다. NC와 두산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나머지 8개 구단이 피해를 보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KBO는 일찍이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내놨다. 매뉴얼에는 선수단 내 확진자 발생시 '확진자 및 자가격리대상 인원수와 상관없이 구단 대체 선수들을 투입해 리그 일정을 정상 진행한다'고 명시했다.


지난해에는 확진자 발생시 무조건 2주 중단이었지만, 올해는 빠져야 하는 인원을 빼고, 나머지 선수들로 계속 경기를 진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NC는 11명, 두산은 13명이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2020 도쿄올림픽 사전 명단에 들어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격리가 필요하지 않다. 즉, 출전에 문제가 없다.

1군 엔트리가 28명이니 부족한 인원은 2군에서 불러서 투입하면 된다. NC나 두산이나 밀접접촉자 지정자가 많아 2군 전력이 대거 올라와야 할 상황이기는 했다. 당연히 전력 손실은 불가피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그 중단 이야기가 나왔다. 예외 조항으로 '단, 엔트리 등록 미달 등 구단 운영이 불가하거나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실제로 실행위와 이사회가 열렸다. 결과물이 '중단'이다.

그러나 현 상황이 '구단 운영이 불가한' 상황인지는 의문이다. 형평성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 특정 팀의 전력 약화로 인해 리그 전체가 멈춰버렸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자의에 따른 것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감수는 자신들이 해야 하는 법이다.

리그는 일주일 정도 중단되는 셈이다. 19일부터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올림픽으로 인해 경기 일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미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도 꽤 된다. 시즌 막판까지 힘든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 NC-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8팀은 난데없이 '연대 책임'을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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