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나성범-양의지, 동점 위기... 두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승부처]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7.08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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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잠실 NC전에서 8회 위기를 넘긴 후 관중석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두산 아리엘 미란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가 NC 다이노스를 만나 그야말로 역투를 펼쳤다. 마지막 이닝인 8회에는 위기도 있었다. 여차하면 동점에서 역전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 그래도 벤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미란다를 믿었다. 그리고 미란다가 믿음에 부응했다.

미란다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NC와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08구를 던지며 7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호투를 뽐냈다.


최근 7경기 연속 QS+다. 두산 역대 외국인 선수 공동 2위가 됐다. 다니엘 리오스의 8경기에 바짝 다가섰다. 두산은 미란다의 호투에 타선이 집중력을 보이면서 4-2의 승리를 거뒀다. 3연패 탈출이다.

이날 미란다는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6회까지 딱 1안타만 내줬고, 5개 이닝이 삼자범퇴였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슬라이더-체인지업-포크볼을 섞으니 NC 타선이 전혀 감당을 하지 못했다.

다만, 7회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나성범-양의지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사 1,2루가 됐고, 강진성에게 적시타를 내줘 4-1이 됐다. 한창 잘 던지다 자칫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는 상황. 다음 박준영을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8회는 더 위험했다. 1사 후 정현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고, 이명기를 삼진으로 잡았다. 여기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투구수는 98개. 바꿀 가능성도 있었다. 일단 이야기만 나누고 내려왔다.

권희동에게 안타를 맞아 1,2루가 됐고, 투구수 딱 100개였다. 다음이 나성범-양의지로 이어지는 상황. 둘 중 1명에게라도 홈런을 맞는다면 그대로 동점이었다. 경기 흐름이 완전히 NC로 넘어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두산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미란다가 나성범에게 적시타를 내줘 4-2로 쫓기기는 했다. 다음 올 시즌 현재 NC 최고 타자라 할 수 있는 양의지. 미란다에게 안타 1개를 치고 있는 상태였다. 교체는 없었다. 미란다가 벤치를 향해 '내가 막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는 했다. 이와 별개로 김태형 감독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롯이 8회를 미란다에게 맡긴 것. 미란다는 3구째 148km짜리 속구로 양의지를 뜬공 처리했다.

경기 후 미란다는 "내가 책임지고 싶었다. 이닝을 꼭 마치고 싶었다. 팀을 위해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다. 그것만 생각했다"고 했다. 전투력을 보인 것이다. 결국 미란다가 이겼고, 자신의 힘으로 7경기 연속 QS+를 완성했다. 동시에 두산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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