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이씨!" 우익수 땅볼 OUT 수모 극적 탈출, 왜 9회 2사 후 최선을 다하는가 [★잠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7.04 21:21 / 조회 : 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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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포수 최재훈.
4일 LG와 한화가 맞붙은 잠실구장.

LG가 5-0으로 앞선 9회초. 선두타자 조한민이 진해수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뽑았다. 한화의 3번째 안타였다. 얼마나 이날 한화의 공격이 안 풀렸는지 알 수 있는 안타 개수였다.

진해수는 후속 이동훈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정은원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아웃. 사실상 승부가 LG 쪽으로 기운 가운데, 2번 타자 안방마님 최재훈(32)이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 몸쪽 낮은 공에 스트라이크(141km/h) 판정을 받으며 고개를 갸우뚱한 최재훈. 2구째 비슷한 코스의 투심(134km/h)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3구째는 볼(커브 119km/h). 그리고 4구째. 진해수의 속구(142km/h)를 최재훈이 결대로 밀어치며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최재훈의 타구 속도가 다소 빨랐다. 그런데 여기서 LG 우익수 채은성(31)이 묵묵하게 최선을 다했다. 원바운드 된 공을 잡자마자 1루를 향해 곧바로 공을 뿌린 것이다. 타자 주자를 잡겠다는 의도였다. 결과는 간발의 세이프. TV 중계 화면에는 최재훈이 세이프에 성공한 뒤 우익수 채은성 쪽을 향해 "야이씨!"라고 말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상황.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냐'는 뜻이 담긴 장난기 섞인 최재훈의 반응이었다.

최재훈이 전력 질주를 안 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타구가 우익수 앞에서 빠른 타이밍에 잡히자 더욱 스피드를 올려 전력 질주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한화는 지난 2일 LG전에 앞서 수베로 감독이 "마지막 경고"라는 언급과 함께 '1루 전력 질주'에 대한 의무를 강조한 바 있다. 최재훈은 이를 성실히 실행하며 수모를 면할 수 있었다.

채은성의 플레이 역시 박수를 받을 만했다. 5점 차의 리드를 안고 있는 상황서 그냥 무난하게 공을 잡은 뒤 2루로 던져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당연히 타자 주자를 잡을 만하다고 판단했기에 이런 플레이가 나올 수 있었다. 그의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서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팬들도 끝까지 즐거워했다.

이날 경기는 2시간 29분 만에 끝날 정도로 LG의 완승이었다. LG는 선발 이민호가 7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 달성에 성공했다. 오지환은 2회 결승 투런포를 포함,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으며 홍창기도 1안타 2타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LG는 3연패에서 탈출 42승 32패를 올렸다. 반면 한화는 27승 47패를 마크했다. 이제 두 팀은 오는 5일 오후 6시 30분에 펼쳐지는 월요일 경기서 위닝 시리즈의 주인공을 가린다.

경기 후 '승장' 류지현 LG 감독은 "선발 이민호가 완벽한 투구로 7이닝을 잘 던져줬다. 공격에서는 오지환의 결승 투런포와 홍창기의 추가 2타점이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칭찬했다.

오지환은 "팀이 연패 중이라 오늘 꼭 이기고 싶었다.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좋다. 어찌 보면 내일부터 한 주를 시작한다. 이번 주 마지막 경기를 이겨서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홈런 상황에 대해 "앞에서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했다. 역으로 속구가 들어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속구를 노리고 타이밍에 맞춰 스윙한 게 좋은 타구로 연결된 것 같다. 팀이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 중이라 예민할 수 있는 시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이 많이 이겨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좋은 분위기 이어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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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이 4일 승리 후 코칭스태프와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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