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처럼 굴지마라" 사령탑 분노, 마지막 경고까지 날릴 정도로 심각했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7.04 05:00 / 조회 : 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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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감독과 한화 선수단이 미팅을 하는 모습.
사령탑이 직접 설명했던 것보다 알고보니 상황은 꽤나 심각했다. 10연패에 빠져있는 선수단을 향해 감독은 "상대 팀한테 패하고 수모를 당하는 와중에 플레이를 끝까지 안 하고 1루까지 제대로 안 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마지막 경고'를 직접 언급했다. 그리고 이어진 결과는 극적 10연패 탈출.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과 선수단의 이야기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와 한화의 경기가 비로 취소된 가운데, 류지현(50) LG 감독은 "(2일 한화전을 놓고) 프로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저희가 잘 안 풀렸던 경기였다"고 되돌아봤다. 10연패에 빠져있던 한화는 2일 LG전에서 5-3으로 승리하며 기사회생했다. 당시 경기 전 류 감독은 "상대 팀이 연패가 길 경우 부담감이 솔직히 없지는 않다.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하위 팀의 연패를 끊어준 꼴이 됐다.

사실 한화전 승리에는 뒷이야기가 있었다. 경기에 앞서 수베로 감독은 이례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선수단을 불러모은 뒤 메시지를 전달했다. 수베로 감독은 "타석에서 결과가 안 좋을 때, 또는 평범한 땅볼을 친 뒤 1루로 가는 게 선수 입장에서는 짜증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 감정이 팀보다 앞설 수는 없다. 필드에서는 늘 100%로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다음날 한화 구단이 공식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수베로 감독의 메시지는 이른바 '상상 그 이상'이었다. 프로 선수들을 상대로 수베로 감독은 '기본 중의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분노 섞인 목소리로 선수들을 향해 "내야수가 공 잡고 던질 때 이미 좋은 송구를 해 아웃될 거라는 걸 깔고 들어와 이런 플레이(설렁설렁 뛰는 것)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보통 평범한 땅볼이 나왔을 때 1루수가 공을 잡는 순간까지는 계속 100%로 뛰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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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감독이 선수단을 향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 공식 SNS


이어 "그러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 기회다. 여러분 모두에게 경고하는 마지막 기회다. 제대로 한다는 건 100%로 하는 것이다. 이해했는가. 항상 100%로 해라. 그게 제대로 하는 거다. 이 내용에 관해서는 제가 옳다는 걸 여러분도 알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이 안 좋은 거 알고 있다. 매일 연패 중이다. 그렇지만 투수들에게도 이야기를 했듯이, 저는 연패에 연연하지 않는다. 전 어떤 일이 있어도 잘 참아낼 수 있다. 플레이만 제대로 한다면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베로 감독은 9회 3루에 역전 주자가 있는 상황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쳤다고 가정한 뒤 아웃되지 않기 위한 1루 전력질주를 주문했다. 이미 프로 선수들이었다. 반복 주문도 아닌 단 한 차례였다. 수베로 감독은 "여러분들이 성인처럼 행동하면 성인으로 대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처럼 굴면 저도 아이처럼 대할 것"이라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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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한화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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