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못하겠다" 울던 소녀, 10승 대기록 노린다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21.06.29 07:00 / 조회 :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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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지난 20일 끝난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KLPGA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지 며칠이 지났지만 골프 팬들은 모이면 박민지(23) 이야기입니다. "가냘프게 보이는데 어떻게 9개 대회서 5승이나 거뒀지?", "올 한 해 10승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등등 박민지에 대한 자랑 겸 부러움과 궁금증이 끝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박민지 신드롬'입니다.

궁금증과 올 시즌 전망을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먼저, 박민지도 '박세리 키즈'입니다. 물론 '골프 여제' 박세리(44)가 1998년 US여자오픈(LPGA)에서 우승한 직후 골프채를 잡은 박인비(33), 유소연(31) 등 1세대들과는 다르죠. 박민지는 박세리가 우승한 해에 태어나 말하자면 '박세리 키즈 2세대'입니다.

박민지는 2009년 초등학교 5년 때 어머니(김옥화)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했습니다. 알려졌다시피 김옥화씨는 1984년 LA 올림픽 여자 핸드볼 은메달리스트입니다. 박민지는 체격이 큰 어머니와 달리 키가 작고 가냘픈 외모였습니다(현재는 160㎝). 초 5년생이긴 했지만 언더파도 가끔 치는 골프 동기생들과 달리 100타를 넘게 치자 어머니가 "안되겠다"싶어 체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어머니는 골프채를 잡아 보진 않았지만,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만큼 골프는 스윙을 많이 해 허리가 튼튼해야 하고 (클럽으로) 땅을 치기 때문에 하체가 단단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머니가 체력훈련을 직접 시켰다는 보도가 많지만 필자가 어머니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니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옥화씨는 여자핸드볼 인천시청팀에서 활약한 인연으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이승재 트레이너와 연결됐습니다.

박민지의 강인한 체력은 이승재 트레이너의 작품입니다. 거의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12시간씩 체계적으로 운동한 결과 중학교 입학 후 드라이버 비거리가 늘어나 200m를 훌쩍 넘겼습니다. 어릴 때는 운동이 너무 힘들어 울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어머니와 이승재 트레이너에게 큰 감사를 드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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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민지./사진=KLPGA
강도 높은 체력훈련은 2017년 프로 데뷔 후에도 이어져 올 시즌 5개 대회 연속 출전과 '2주 연속 우승(메이저 포함)'의 눈부신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24~27일) 대회는 불참했는데요, 6연속 출전은 무리라는 시즌 초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한국여자오픈에서는 2년 후배 박현경(21)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우승 다음날 탈진으로 바로 병원으로 가서 링거 주사를 맞고 이틀간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러면 박민지가 2007년 신지애(33)가 세운 시즌 9승과 2016년 박성현(28)이 기록한 시즌 최다 상금(13억 3309만원)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박민지는 현재 5승에 상금 9억4804만원을 벌어 남은 17개 대회서 5차례의 우승을 거두면 두 가지 대기록을 달성합니다(최다 상금은 3승만 추가해도 가능).

박민지는 체력이 좋은 데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멘탈이 강하고 승부욕이 뛰어나 기록 갱신이 유력해 보입니다. 현재 승률이 0.556(9개 대회 5승)인 걸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는 남은 17개 대회서 9.5승을 거둘 수 있죠. 특별한 부상이 아니면 가능성이 충분한 이유입니다.

하여간 추후 대회서 박민지가 얼마나 선전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만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그건 그렇고 지난주 일본 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우승해 골프 역사상 최초로 한·미·일 통산 60승을 거둔 신지애는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2007년 국내 투어서 9승을 거둘 때, 총 19개 대회 중 18개 대회에 참가해 우승 확률 5할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 이었습니다.

*골프 최강자 '박민지 따라하기', 하나만 알려 드리겠습니다. 박민지는 지난해까지 턱걸이를 하나도 못했는데 올해는 7번을 할 정도로 상체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니까 턱걸이는 '우승의 도우미'인 셈입니다. 턱걸이는 어깨, 팔꿈치, 손목 힘을 한꺼번에 강화할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동작입니다. 철봉이 주위에 흔하지 않지만 가까운 학교 운동장엘 가면 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나 집 근처 어린이 놀이터에 가면 철봉 효과를 낼 수 있는 운동기구가 있으므로 틈날 때 이용하십시오.

턱걸이가 어렵다면 악력기 운동을 꾸준히 하세요. 손목과 팔꿈치가 강해져 드라이버 비거리가 10m 가까이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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