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애늙은이 루키가... 9회 집념의 스리번트, 사령탑도 지독했다 [★승부처]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6.27 22:21
  • 글자크기조절
image
27일 고척 KIA전에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는 키움 선수단.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성격이요? 애늙은이 같아요. 나이답지 않게 진중하고, 야구에 대한 애정이 좀 더 남다르지 않나. 그렇게 느꼈어요."

홍원기(48) 키움 감독은 올해 신인 김휘집(19)을 두고 '애늙은이'라 표현했다. 그리고 사령탑의 신임을 듬뿍 받은 루키는 9회 승부처에서 집념의 스리 번트를 성공시켰다. 그를 끝까지 믿고 스리 번트를 지시한 홍 감독의 지독한 배짱과 과감한 승부수도 돋보였다. 키움이 쾌조의 5연승을 질주했다.


키움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KIA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9회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6위 키움은 5연승에 성공, 36승 35패를 마크하며 7위 두산과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반면 KIA는 25승 42패로 4연패 늪에 빠졌다. 순위는 최하위 한화에 0.5경기 앞선 9위다.

키움은 3-2로 앞선 7회 서건창이 우월 솔로 아치를 그리며 쐐기를 박는 듯했다. 하지만 8회 불펜 김태훈이 2실점으로 흔들리면서 4-4 동점이 됐다. 9회초 키움은 동점 상황임에도 조상우를 투입하며 9회말에 끝내버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9회말 키움은 선두타자 '루키' 이주형이 KIA 클로저 정해영을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키움 벤치는 즉시 대주자 김병휘를 투입했다. 다음 타자는 김휘집. 앞서 25일 고척 KIA전에서 3안타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이번 주말 3연전 모두 선발 출장한 김휘집이었다.


김휘집은 아예 시작부터 보내기 번트 자세를 취하며 투수의 공을 기다렸다. 그러나 초구는 파울이 되면서 실패. 2구와 3구째 볼을 골라낸 그는 4구째 또 번트를 시도했으나 역시 파울이 됐다.

이제 볼카운트는 2-2. 하지만 키움 벤치도 김휘집도 1루 주자를 반드시 2루로 보내겠다는 의지가 넘쳤다. 결국 선택한 승부수는 스리 번트였다. 정해영의 5구째 속구(141km)에 김휘집이 침착하게 배트를 갖다 댔다. 타구는 투수 앞으로 굴러갔다. 1루 주자는 잽싸게 2루까지 갔다. 또 파울이 될 경우 아웃이 될 수도 있었지만 김휘집은 그렇게 집념 가득한 스리 번트를 성공시켰다.

계속해서 키움은 후속 서건창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며 1,2루 기회를 이어갔다. 이어 김혜성이 정해영의 가운데로 몰린 초구 슬라이더(130km)를 공략,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전날(26일) 홍 감독은 김휘집의 성격에 대한 질문에 "애늙은이 같다. 신인 때 농담을 주고받으며 이야기하는 걸 봤는데, 나이답지 않게 진중한 모습을 봤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야구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지만, 김휘집은 좀 더 남다르지 않나, 그렇게 느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번 주말 3연전 내내 그를 선발 3루수로 기용하며 신뢰를 드러냈다. 그리고 김휘집은 승부처에서 홍 감독의 설명대로 떨지 않고 '애늙은이'처럼 대범하고 침착하게 자신의 몫을 해냈다.

스윕에 성공한 '승장' 홍 감독은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이주형의 활약이 강렬하게 남는 경기다. 9회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 승리할 수 있었다. 이주형에게 오늘 경험이 앞으로 성장하는데 발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김혜성이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좋은 타격을 해줬다. 조상우도 팀의 마지막 투수답게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선수들을 두루 칭찬했다.

image
27일 고척 KIA전 김휘집의 수비 모습.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