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타격·수비 완벽한 3박자, 금고에 잠들어있는 명품 시계 보는 건가요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6.23 05:03 / 조회 : 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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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들이 SSG에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LG 트윈스가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투타 조화 그리고 수비까지 3박자가 어우러지는 한 판으로 대승을 일궈냈다. 이런 경기들이 계속된다면 20년 넘게 금고에 잠들어있는 명품 시계과 우승주(酒)를 보게 될 가능성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LG는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 경기서 14-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5연승을 질주한 LG는 승률 6할을 찍음과 동시에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렇게 완벽한 경기가 있을까. 한 주의 시작이 이보다 좋을 순 없을 것이다. 지난주 6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2.21로 1위를 마크했던 LG는 이날 경기서도 마운드의 호투가 돋보였다.

먼저 선발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29)는 두 달만의 복귀전에서 호투를 펼쳤다. 7이닝을 소화했고, 실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안타는 2개 밖에 맞지 않았다. 최고 구속 146km의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SSG 타선을 완전히 봉쇄했다.

임찬규가 호투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내야수들이 호수비도 한 몫을 했다. 1회말 선두타자 최지훈이 친 타구는 우익수 채은성이 정확한 타이밍에 점프해 잡아냈다. 3회말 1사에서 최지훈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가운데, 다음 타자 추신수의 타구를 2루수 정주현이 낚아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막아냈다.

4회에도 좋은 수비가 나왔다. 선두타자 최정이 볼넷으로 1루에 나간 상황. 임찬규는 로맥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최주환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한유섬이 빠른 타구를 보냈다. 이번에도 정주현의 글러브를 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6-4-3 병살타로 처리해 임찬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루수 정주현이 호수비를 펼쳤다면 5회에는 1루수 김용의가 있었다. 선두타자 고종욱의 날카로운 타구를 김용의가 기가 막힌 핸들링으로 잡아냈다. 그리고 직접 1루 베이스를 밟아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가 "오늘 또 한번 놀랐다. 팀이 그만큼 탄탄해진것 같고, (정)주현이 형이 큰 역할을 해줬다. 중요할 때 수비로 해결해줬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임찬규에 이어 올라온 진해수와 정우영이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그리고 마운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답답했던 LG 타선은 구단 한 경기 최다인 홈런 7개를 몰아치는 괴력을 과시했다. 주장 김현수가 신호탄을 쐈다.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SSG 선발 이태양의 144㎞ 초구 직구를 받아쳐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 홈런으로 KBO리그 역대 31번째로 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3회 2사 1루에서는 이형종이 이태양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어 김현수가 이태양의 포크볼을 공략해 좌중간 담을 넘겼다. 김현수는 개인 통산 5번째 연타석 홈런을 쳤다.

이형종도 연타석 홈런 대열에 합류했다. 5회 1사 1, 3루에서 이태양의 초구 141㎞ 직구를 받아쳐 3점포를 터뜨렸다. 개인 첫 연타석 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한 경기에서 동일 팀 선수 2명이 연타석 홈런을 친 건, KBO리그 역대 19번째 나온 진기록이다.

이미 7-0으로 앞서고 있었는데도 LG에겐 부족한 듯 싶었다. 6회에는 문보경이 솔로 홈런을 쳤다. 그리고 채은성의 3점포까지 나오면서 7홈런 경기를 완성했다 LG의 한 경기 7홈런은 올 시즌 팀 최다이자 구단 통산 최다 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한 경기 팀 홈런 6개였다.

이렇듯 침체됐던 타선도 한 방에 터졌다. LG가 계속해서 순항해 간다면 숙원 사업인 우승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햇빛을 받지 못하고 있는 우승주와 명품시계를 볼 수도 있다. 2018년 별세한 고(故) 구본무 LG 그룹 회장이 1995년을 앞두고 우승을 위해 다시 아와모리 소주를 사 들고 와 담아놓은 우승주는 26년째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잠자고 있다. 명품 시계도 있다. 1998년 고 구 회장은 해외 출장지에서 사온 명품시계를 동기부여 차원에서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LG는 2002년 준우승 이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시계 역시 23년째 잠실구장 금고 속에 봉인되어 있다.

이미 LG 선수들은 올 시즌 새로운 세리머니를 개발했는데, 그것이 바로 '명품시계 세리머니'다. 손목을 다른 손으로 감싸는 행동을 하는데,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 바로 그 명품 시계를 착용하겠다는 의미다. 선수들은 안타를 때린 후 너도 나도 시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선수들에게서도 우승을 향한 염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제 144경기 중 65경기, 페넌트레스의 약 45%를 소화했다. 임찬규까지 돌아와 LG 마운드는 더욱 강해졌고, 타선과 수비까지 더해진다면 LG는 굳건히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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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잠실구장 LG 사무실 금고에 보관됐다고 알려진 명품시계. 차명석 LG 단장에 따르면 이 시계와는 모양이 많이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롤렉스 116598 SACO(Cosmograph Daytona). /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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