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맥길로이는 지난 21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즈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최고 권위의 121회 US 오픈에서도 4라운드 통틀어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7개의 '파5홀 버디'를 장식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날 2타를 잃으며 1언더파로 공동 7위에 그쳤죠.
선두와 2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최종 라운드에서는 11번 홀까지 우승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습니다. 그러나 파5가 아닌 파4홀에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12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데 이어 세 번째 샷 미스로 더블보기를 저질러 1언더파로 추락, 우승 경쟁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대회의 최고 승부처는 545야드로 구성된 18번홀(파5)이었는데요. 티샷만 잘 날리면 핀까지 210~230야드를 남겨둬 2온 2퍼트로 버디 혹은 2온 1퍼트로 이글을 장식, 타수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티샷을 잘못한다든지 퍼트감이 안 좋으면 파 혹은 보기에 그쳐 타수를 까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루이 우스트히즌(39·남아공)과 17번홀까지 5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이뤘던 욘 람(27·스페인). 그는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으로 잘 날렸으나 222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벙커샷을 잘 구사해 핀에서 약 5.5m 거리에 공을 떨어뜨렸죠.
스페인 선수 최초의 US 오픈 우승이 걸린 운명의 퍼트! 왼쪽 30도로 커브를 그린 공은 홀컵으로 그림같이 '쏙~' 들어가 챔피언을 결정지어 버렸습니다.
챔피언조로 욘 람보다 2홀 뒤에 플레이했던 우스트히즌 역시 18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했지만, 17번홀(파4)의 티샷 미스로 인한 보기로 발목을 잡혀 11년만의 메이저 우승을 날려 버렸죠.
욘 람의 18번홀 사례에서 보듯, 파5홀은 프로뿐 아니라 아마추어에게도 단번에 한두 타를 앞설수 있는 '약속의 홀'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버디는커녕 파를 기록하기도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버디를 꼭 하겠다고 욕심이 잔뜩 들어가는 바람에 미스를 범하기가 쉬운 탓입니다. 아마추어들의 파5홀 유의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1. 무리하게 3온을 노리지 마라; 두 번째 샷을 잘 쳐 핀까지 남은 거리가 180m라고 가정해보죠. 웬만한 남자들은 우드 3~4번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지만 내리막 라이이거나 그린 앞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으면 3온이 어렵습니다. 내리막 라이엔 아이언 아닌 우드나 유틸리티를 사용하면 뒤땅을 칠 확률이 높습니다. 또 벙커에 빠지면 파를 하기가 힘듭니다.
이럴 바에야 두 번째 샷 때 5~6번 아이언으로 정확성을 구사, 그린 앞까지만 공을 보낸 뒤 어프로치로 버디 혹은 파를 노리는 게 전략적입니다.
1. 파5홀이라고 무조건 길게 치지 마라; 페어웨이가 좁다면 3~4번 우드로 티샷을 하는 게 미스를 방지하는 비결입니다. 3~4번 우드 티샷으로 170~180m를 보내고 3~4번 우드로 두 번째 샷에 성공한다면 두 번만에 350m 가량을 보낼수 있습니다. 이러면 대부분 핀까지 남은 거리가 100m 안팎이므로 충분히 버디 혹은 파를 잡을 수 있지 않습니까.
1. 세 번째 샷, 남은 거리를 잘 계산하라; 아마추어들은 파5홀의 경우, 두 번째 샷을 무조건 멀리 보내려 합니다. 예를 들어, 티샷과 두 번째 샷이 모두 잘 맞아 세 번째 샷이 50m를 남겼다고 가정합시다. 아마추어들은 샌드 웨지로 높이 띄워야 하는 50m보다 피칭웨지로 가볍게 칠 수 있는 80~90m가 훨씬 수월합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샷 때 거리 계산을 잘해 80~90m를 남기는 유틸리티 혹은 5~6번 아이언샷을 날려야 합니다.
파5홀은 버디 혹은 파를 잡을 찬스이지만,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기회 아닌 위기'가 된다는 걸 유념하십시오. 세상만사,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친 것보다 모자란 게 낫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