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로 팀을 이끌고도...' 자신한테 화냈던 팬들부터 챙긴 선수가 있다 [★잠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6.1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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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종(왼쪽)이 1회 선제 솔로포를 때려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뉴스1
이형종(32·LG)이 홈런을 2방이나 때려낸 뒤 자신을 향해 화가 났던 팬들을 떠올리며 선전을 다짐했다. 그는 앞선 경기들서 홈런을 2방이나 뽑아낸 투수로부터 또 홈런 2방을 때려내며 천적 본능까지 보여줬다.

LG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입장 관중 4860명)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경기가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해 8시 46분에 끝났다. 경기 소요 시간이 2시간 16분밖에 안 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LG는 2연승과 함께 36승 26패를 올리며 2위 KT(33승 25패)를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KIA전 3연승 성공. 반면 KIA는 2연패에 빠진 채 24승 35패를 마크했다. 순위는 9위다.

팀을 1위로 이끈 일등공신은 차우찬과 이형종이었다. 올림픽 대표팀에도 선발된 LG 선발 차우찬은 6이닝(73구) 동안 탈삼진 없이 1피안타 2볼넷 1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LG는 총 5개의 안타를 치며 3개를 때려낸 KIA를 제압했다. LG의 5안타 중 이형종이 2안타를 책임졌는데 2개 모두 홈런이었다. 이형종은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KIA 선발 김유신(22)의 초구 속구(135Km/h)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다.


사실 이형종은 김유신의 천적이다. 이 경기에 앞서 이형종은 올 시즌 김유신을 상대로 3타수 2안타 2타점 2볼넷을 기록 중이었는데 안타 2개가 전부 홈런이었다. 지난 4월 21일 잠실 홈 경기서 김유신을 상대해 1회 솔로포를, 6월 5일엔 광주에서 4회 김유신에게 솔로포를 각각 뽑아냈다.

이형종의 천적 본능은 5회 또 한 번 발휘됐다. LG가 5회 1사 1,2루서 홍창기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계속된 1,3루 기회서 이형종이 김유신의 2구째 체인지업(123Km/h)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로 연결했다. 시즌 6호 홈런. 점수는 5-0으로 벌어졌고, 결국 경기는 이 스코어로 끝났다. 결과적으로 이형종이 김유신 상대로 친 안타 4개가 모두 홈런이 됐다.

경기 후 이형종은 "첫 타석엔 요즘 타격 감이 좋지 않아 초구부터 자시 있게 스윙을 하자고 한 게 홈런이 됐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외야 플라이라도 쳐서 타점을 내자는 생각이었는데 초구엔 헛스윙이 됐다. 그 다음 공으로 체인지업을 노렸는데 조금 몰리는 공이 들어와 두 번째 홈런을 칠 수 있었다.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타격감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동안 계속 부진했는데 감독님께서는 괜찮다고 해주셨다. 믿고 있으니 잘할 거라는 말씀을 하셨다. 또 (김)현수 형과 (김)민성이 형, (오)지환이 등 선배와 동료들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 그 덕분에 조금 잘 풀려나가는 것 같다. 팬 분들께서 많이 속상하고 화도 많이 나셨을 텐데 좀 더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열심히 하고, 잘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과거 자신을 질책했던 팬들을 먼저 떠올리며 챙긴 것이다.

류지현 LG 감독도 "오늘 경기는 한 마디로 차우찬과 이형종이 지배한 것 같다. 더불어 관중 입장 30% 확대 이후 첫 홈 경기인데, 많은 우리 팬들이 경기장에 와 주셨다. 승부도 좋았지만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좋은 내용으로 응원에 보답한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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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홈런을 또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이형종(오른쪽).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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