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10번째 시즌 확정…한국힙합이 얻은 것과 잃은 것 [이덕행의 힙합속에서]

이덕행 기자 / 입력 : 2021.06.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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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가 10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Mnet은 17일 "국내 최장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10'이 올가을에 첫 방영 된다"고 밝혔다.


'쇼미더머니'는 매 시즌 스타 힙합 프로듀서들과 실력파 래퍼 참가자들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때 서바이벌 프로그램 열풍으로 우후죽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등장했지만 매년 새로운 시즌을 개최하며 명맥을 잇고 있는 프로그램은 '쇼미더머니'가 유일하다.

2012년부터 시작된 '쇼미더머니'는 어느새 10살이 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오랜 속담처럼 그동안 한국 힙합의 지형도도 많이 변화했다. 물론 '쇼미더머니'의 역할도 빼놓을 수는 없다.


'쇼미더머니'의 가장 큰 '공'은 힙합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2012년 이전의 한국 힙합은 홍대를 비롯한 몇몇 지역을 중심으로 한 매니아적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쇼미더머니'는 이러한 힙합 음악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며 힙합의 대중화에 큰 공을 세웠다.

숨어있던 원석들을 발굴하고 편견없이 참가자들을 평가하게 될 수 있게 된 것도 '쇼미더머니'가 만들어낸 성과다. 시즌1의 권혁우(로꼬)를 비롯해, 비와이, 행주, 머쉬베놈, 원슈타인 등은 '쇼미더머니'를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였고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시즌 3의 바비나 시즌 4의 송민호는 음악으로 사진들의 실력을 증명하며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만들었다.

'쇼미더머니'를 통해 파생된 프로그램 역시 한국 힙합에 큰 역할을 했다. 여성 참가자들로만 꾸려진 '언프리티 랩스타'는 여성 래퍼들도 충분히 실력이 있음을 보여줬고 '고등래퍼'는 10대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훈훈함을 주었다.

그러나 '쇼미더머니'가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만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힙합 문화를 향유해온 팬들은 PD의 의도대로 재단되고 편집되는 시스템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XXX의 김심야처럼 대놓고 거부감을 드러낸 래퍼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반미디어 적인 태도를 보였던 래퍼들의 소위 '돈의 맛'을 보고 태도를 바꿔버리며 나타났다. 일부 팬들은 그동안 보여준 스탠스와 다른 모습에 실망감을 드러냈고 한편에서는 시대가 바뀌며 생각도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들을 옹호하기도 했다. 힙합팬들에게는 '노선 바꾼 뱀'이라고 불리며 잊을 만 하면 점화되는 논란은 힙합 팬들과 래퍼들이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게 만들었다.

프로그램이 오래되고 출연자들과 프로듀서간의 겹치기 출연이 이어지며 '인맥힙합'논란도 매시즌 제기됐다. 같은 크루, 같은 소속사 멤버들을 챙겨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결국 인맥이 중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주객전도' 현상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단순히 화제성을 얻기 위한 출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쇼미더머니'를 자신의 음악 커리어를 위한 발판으로 삼는 것이 아닌 '쇼미더머니'에서 성공해 물질적 성공만을 추구하는 현상이 나와버린 것이다. 물론 이들이 실제로 '쇼미더머니'에서 좋은 성과를 이룬 경우는 거의 없다.

분명한 것은 '쇼미더머니'가 지난 10년 간 한국 힙합과는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는 것이다. 10번째 시즌을 맞이한 '쇼미더머니'가 한국 힙합에 어떤 벽돌을 쌓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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