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코파 쥐락펴락 '숨은 지배자'는 중국과 일본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 입력 : 2021.06.17 15:53 / 조회 :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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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2일(한국시간) 유로 2020 터키와의 개막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현재 유럽 11개국과 브라질에서 각각 개최되고 있는 유로 대회와 코파 아메리카 대회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

유로 대회는 지난 2016년의 아이슬란드와 같은 다크호스의 탄생 여부와 함께 프랑스 이민자들에게는 제2의 고향으로 불리는 방리외 지역이 배출한 영웅 킬리앙 음바페(23·파리 생제르맹)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코파 아메리카는 과연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바르셀로나)가 조국 아르헨티나와 함께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을까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 두 대회를 쥐락펴락하는 숨은 지배자는 중국과 일본이다. UEFA(유럽축구연맹)이 주관하는 유로 대회의 최대 후원자는 중국 기업이다. 이번 유로 2020의 핵심 스폰서 가운데 중국 기업은 무려 5개다.

유로 대회 중계 화면의 스코어 보드에 광고를 하는 중국의 국영 가전업체 하이센스, 대회 보드 광고를 장식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전자 결제 시스템 알리 페이, 중국의 거대 모바일 기업 비보, 블록체인과 관련된 앤트 체인과 틱톡 등이다. 이 가운데 알리 페이가 이번 대회 스폰서십으로 내는 액수만 해도 2억 유로(약 2712억 원)에 달한다.

24개국으로 출전국 수가 늘어난 유로 2016에서 스폰서십 총 판매액은 약 6200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유로 2020은 중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2016년 대회를 훨씬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로 대회에 대한 중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는 모두 자국의 월드컵 개최와 연관돼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월드컵 개최를 위해서는 FIFA(국제축구연맹) 내에서도 영향력이 큰 UEFA 가입국들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은 이미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FIFA의 월드컵 스폰서십 투자에 열을 올렸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를 둘러싼 FIFA 수뇌부의 뇌물 스캔들로 기존의 월드컵 스폰서십 참여 기업이 회사의 이미지를 고려해 재계약을 하지 않자 중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더 이상 '중국이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관심의 초점이 아니고 '중국이 언제 월드컵을 개최할 것인지'가 FIFA의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이미 FIFA와 UEFA의 재정적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는 중국은 2030년 월드컵 개최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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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지난 15일(한국시간) 코파아메리카 A조 찰레와 첫 경기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편 남미 대륙 국가의 축구 제전인 코파 아메리카는 개막하자마자 31명의 선수와 대회 임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무리한 대회 강행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당초 2020년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서 공동 개최 예정이었던 코파 아메리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1년 연기됐지만 이 국가들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았고 콜롬비아의 반정부 시위까지 겹쳐 부득이하게 브라질에서 대회를 개최해야 했다.

이 같은 대회 강행에는 CONMEBOL(남미축구연맹)과 일본의 거대 광고회사이자 스포츠 마케팅 업계의 큰 손인 덴츠가 배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ONMEBOL과 덴츠가 선수들의 안전보다는 대회의 상업적 이익에 더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덴츠는 지난 2019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기존의 대회 대행사인 MP&실바가 도산 위기에 몰리자 대회의 상업적 대행사가 됐다. 덴츠는 코파 아메리카의 전 세계 TV중계권뿐 아니라 스폰서십과 VIP 티켓등의 판매권을 가지고 있다.

코파 아메리카는 CONMEBOL 가입국가가 10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 1993년 대회부터 자주 북아메리카나 아시아 국가의 축구 팀을 초청해 대회를 치렀다. 1999년 대회에는 일본이 아시아 지역 팀 가운데는 최초로 초청을 받았다. 이는 중계권과 스폰서십 판매 등 상업적인 면에서 이윤 확대를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2019년 코파 아메리카에는 일본과 카타르가 초청을 받아 대회에 참가했다.

올해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대회 흥행을 위해 호주와 카타르 등 아시아 지역의 축구 대표팀을 초청하려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문제나 월드컵 지역예선 일정 등 때문에 남미 대륙의 10개국만 참가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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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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