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투수가 나오겠지? 옳지...' 상대팀 불펜 교체까지 꿰뚫는 '23살 천재'가 있다 [★승부처]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6.16 23:05 / 조회 :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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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전날(15일)에는 박병호(35) 앞에서 자동 고의 4구가 나왔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정후(23)의 컨디션이 정말 좋아 보였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는 이정후 타석을 앞두고 투수까지 바꿔가며 정면 승부를 택했다. 결과는 마치 야구의 신처럼 상대 벤치의 투수 교체 카드까지 읽은 야구 천재, 이정후의 승리였다.

키움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LG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서 6-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한 키움은 29승 32패를 마크하며 7위를 유지했다. 반면 LG는 2연승을 마감, 34승 26패를 마크했다. 순위는 3위다.

1회 안타 없이 LG 선발 이상영의 볼넷 3개와 실책 등은 묶어 1점을 선취한 키움. 아이러니하게도 4회까지 키움은 단 한 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지만 1-0 리드를 유지했다. 5회 1사 1루서 나온 서건창의 안타가 이날 팀의 첫 안타였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이정후가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작렬, 2-0으로 달아났다.

LG가 6회 문보경의 3점포로 역전에 성공한 가운데, 키움이 2-3으로 뒤진 7회초. 대타 이용규가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로 2루까지 갔다. 송은범이 서건창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자 LG는 투수를 이정용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박동원이 10구 승부 끝에 동점 우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3-3 원점.

계속된 키움의 1사 1,3루 기회. 다음 타자는 이정후.

전날 LG는 팀이 0-2로 뒤진 5회말, 1사 2,3루 위기를 맞이하자 이정후를 거르는 대신 박병호와 만루서 승부하는 쪽을 택했다. 결과는 3루수 병살타 아웃. LG 벤치의 승리였다. 류지현 감독은 이 장면에 대해 "이정후의 컨디션이 너무 좋아 보였다. 무엇보다 전진 수비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 경우 이정후 쪽에 유리할 거라 봤다. 그래서 박병호랑 승부하는 게 확률적으로 높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이정후를 거르면 전날과 똑같이 만루를 만들면서 박병호를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3-3 동점이 되고, 좌타자가 나오자 정우영을 바로 내리는 대신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를 투입했다. 통상적으로 좌타자에 강한 좌완 잠수함의 투입. 이 경기 전까지 김대유는 좌타자 상대로 올 시즌 5개의 안타(42타수,피안타율 0.119)만 허용했을 뿐이었다. 이정후와 정면 승부를 하겠다는 LG 벤치의 승부수였다.

결국 승자는 이정후였다. 김대유의 초구 129Km/h 슬라이더가 다소 높게 형성됐고, 이정후가 레벨 스윙을 하며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깔끔한 역전 결승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날 경기의 최대 승부처였다. 경기 후 만난 이정후는 이 순간에 대해 이렇게 되돌아봤다.

"(박)동원이 형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면 투수가 바뀔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대기 타석에서) 정우영의 (투구) 이미지를 그린다기보다는, 김대유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대유 선수가 마침 올라왔고,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승부를 들어간 게 주효했다."

사실상 상대 벤치의 투수 교체 작전까지 꿰뚫어보고 있었던 이정후. 결국 키움은 8회 서건창의 우월 투런포(시즌 2호)로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6-3으로 승리했다. '승장'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선수들의 투지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박동원의 동점 타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서건창의 홈런이 부진 탈출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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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오른쪽에서 두번째)와 홍원기(왼쪽) 키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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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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