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되면 한예슬 탓?" 촌극된 가세연 폭로 [안윤지의 Whyrano]

누구 탓하기 급급한 가세연
웹예능 '머니게임'도 같은 양상
유튜브 콘텐츠 규제 필요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06.12 06:36 / 조회 :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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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예슬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폭로'의 진정한 의미가 사라진지 오래다. 사실과 거짓이 섞인 사생활들이 강제로 공개되고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의 폭로는 이제 헛웃음만 나올 지경이다.


최근 전직 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가세연을 통해 "'버닝썬 여배우'가 한예슬이다", "한예슬의 남자친구는 비스트 보이즈다", "한예슬 가라오케 멤버는 누구누구다" 등 한예슬 관련 의혼과 전지현 이혼설 등을 제기했다. 그는 "모두 제보 받은 '사실'이다. 관련 증거가 너무나 많다"라며 자신의 말에 대한 신뢰성을 높였다.

그간 알려진 폭로 내용의 공통점은 모두 연예인과 얽혀있는 일반인이라는 점이다. 한예슬의 경우, '버닝썬 여배우'로 언급된 적이 있으나 "증거가 있다" 정도였다. 그와 관련된 핵심 폭로는 한예슬의 전 연인, 현 연인이 어떤 사람이고 몇 명이 있으며 연인에게 (혹은 연인이) 얼마를 사용했는지 등이다. 전지현의 이혼설도 "남편이 집을 나갔다. 난 6개월 전에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이야기가 들리는 건 뭔가 있는 것"이라며 "남편이 집을 나가는 이유는 대부분 여자가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성 발언으로 언급됐다. 최지우에 대해서도 남편의 신상 정보를 공개, "모텔 들어가는 사진까지 확보했다"라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폭로가 이어졌다.

이렇듯 연예인을 향한 내용인 듯 아닌듯 해명하기 어려운 방식의 얘기가 쌓여가고 있다. 또한 중요한 사건·사고가 아닌 사생활 문제이기 때문에 대처가 어려운 것도 확실하다. 이에 한 연예계 관계자는 오히려 반응을 보기 위해 더 강한 어조를 사용하는 것 같다고도 평했다.

모든 폭로가 사실이라면 모를까. 거짓인 내용도 섞여있다. '아님 말고' 식의 폭로를 하는 가세연은 이를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지현 이혼설이 해명됐을 땐 "잘 살면 됐다"라고 반응했고 한예슬 해명 영상을 보곤 웃으며 그냥 "무조건 아니라고만 한다"라고 마무리짓는다.


또한 조여정, 최지우를 향한 선넘은 폭로에 대해선 "모든 건 한예슬 탓이다. 이 분들은 무슨 죄냐"라고 답한다. 이어 "언론 매체가 이간질 시키는 거 같다. ('도 넘는 폭로'라는 내용의 기사 제목을 보고) 이러면 난 안하려고 해도 (폭로를) 하게되는 것이다"라고 연예 언론을 탓한다. 그들의 사생활을 알려달라고 요구한 사람은 없는데 마치 있는 것마냥, 누군가에 의한 것으로 돌려버리고 만다. 가장 치명적인 방식으로 폭로하는 것에 비해 너무나 가벼운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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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진용진' 영상 캡처
이런 모습은 최근 잘 알려진 웹예능 '머니게임' 사태로도 볼 수 있다. '머니게임'은 유튜버 진용진이 우리은행, BALLER, 현대자동차의 제작 지원을 받아 제작한 리얼리티 웹예능프로그램이다. 동명의 웹툰을 모티브로 가져와, 4억 8104만 원의 상금을 놓고 14일 후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게임이 그려진다. 브라운관에선 볼 수 없는 '날 것'의 매력이 드러나 대중은 환호했다. 또한 '머니게임'에 참여한 공혁준, 육지담, 산범, 이루리, 가오가이 등 다양한 캐릭터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출연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머니게임'은 지난 4월 첫 공개 됐으며 5월 15일 8화를 끝으로 종료됐다. 큰 화제성을 얻은 '머니게임'은 안타깝게도 '한 달 천하'로 막을 내린다. 상금을 둘러싼 출연진들의 폭로가 이어진 것이다. 이들은 몇 시간 내내 방송을 하며 서로 주고 받았던 문자 메시지 내용, 통화 녹음 등을 적나라하게 공개하며 언성을 높였다. 날 것의 매력으로 인기를 얻은 '머니게임'은 결국 그 매력으로 하락하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 자극적인 말들로 폭로에 나서고 있다. 결국 '나쁜 일이나 음모를 밝혀내기 위한' 폭로가 아닌 그저 누군가를 해하려 드는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게임의 승자는 폭로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말들이 진실이든 아니든 결국 사람들의 흥미를 끌었고, 이는 유명세와 구독자 수, 후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세연도, '머니게임' 폭로자들도 결국 오랜 시간 방송하며 후원금과 구독자를 얻었고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안타까운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 유튜브는 하나의 콘텐츠 시장으로서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폭로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이를 짜집기 해서 만드는, 즉 사이버 렉카(교통사고 현장에 잽싸게 달려가는 렉카(Wrecker·견인차)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들을 조롱하는 뜻)가 무수히 게시된다. 이는 하나를 보기 시작하면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비슷한 영상이 계속 추천된다. 돌고 도는 사이클을 견디지 못하는 대중들은 유튜브를 떠나가게 될 것이다. 현재도 많은 대중이 폭로와 사이버 렉카로 굉장한 피로도를 느낀 상황.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우리에게 남는건 질 낮은 영상들 뿐이다.

유튜브가 활성화된 지금, 자체 수위 조절 및 유튜브 내 강화된 규제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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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지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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