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내보고 싶었어요" 어깨 통증 참고 던졌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사령탑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6.11 05:35 / 조회 :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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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건욱./사진=OSEN
5선발이었다가 탈락 후 대체 선발로 나선 이건욱(26·SSG)이 어깨 통증으로 강판됐는데,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약 2주 정도만 쉬면 나아질 것으로 봤다. 그의 모습이 가장 안타까운 것은 김원형(49) SSG 감독이었다.

이건욱은 지난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2회 투구 도중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1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조기 강판된 이유는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어깨 통증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제구 난조를 보이며 부진했다. 결국 2군에 내려간 이건욱은 선발진의 줄부상으로 이날 다시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부상으로 안타깝게 좋은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부상 징후는 있었다. KT 박경수 타석 때 공이 손에서 빠져 머리 위로 날아갔다. 그의 모습을 본 벤치는 몸상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을 파악했다. 그래서 포수 이재원(33)에게 사인을 줬다. 체크를 해보라는 이야기. 예상대로였다. 어깨 통증을 안고 있었다. 이건욱은 참고 더 투구를 이어가고자 했지만 더 이상의 투구는 무리였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원형 감독은 "1회 던지고 나서 (선수로부터) 특별히 몸 상태에 이상이 있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2군에서 어깨 염증이 조금 있었는데 그 후로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욱은 1회 투구 후 이상 징후를 느꼈다고. 이재원이 올라가 체크한 후 벤치를 향해 X자를 그렸다. 김 감독은 "나중에 보니 1회 던지고 나서 느꼈다고 하더라. 선수가 빨리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라면서 "마운드에서 모습이 이상한 것 같아 (이)재원이한테 체크를 하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건욱은 결국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간 김원형 감독에게 한 말은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이)건욱이가 '한 번 욕심을 내보고 싶었다, 던지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 속상해했다.

이건욱으로서는 명예회복을 하고 싶었을 것이고, 더군다나 팀 마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긴 이닝을 끌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제자의 마음을 느낀 김 감독도 그래서 더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큰 부상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언제, 어떻게 대체 선발이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원형 감독은 "큰 부상은 아닐 것이다"라고 예상했는데, 다행히 그의 말이 맞았다. 검진 결과 어깨 염증 소견이 나왔다. 약 2주 간의 회복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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