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로 공 던지더니...' 대체 선발마저 부상, 선두 내준 SSG 악몽의 연속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6.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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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선발 투수 이건욱(왼쪽)이 포수 이재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OSEN
용병 포함 선발투수 3명이 한꺼번에 부상 이탈한 SSG 랜더스에 또 악재가 터졌다. 이번엔 대체 선발마저 부상을 당했다. 악몽의 연속이다.

이건욱(26·SSG)이 경기 중 어깨 통증을 느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 경기서 선발 등판한 이건욱은 2회를 미처 마치지 못하고 자진해서 강판했다. 1⅓이닝 3피안타(1홈런) 1볼넷 3실점. SSG는 3-7로 져 5월 22일 이후 지켜오던 선두 자리를 18일 만에 LG에 내주고 공동 2위로 밀렸다.


조기 강판 사유는 어깨 통증이다. 1회 유한준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은 이건욱은 2회 1사 박경수 타석 때 머리 위쪽으로 가는 공을 던지며 볼넷을 내줬다. 이후 어깨를 주무르며 포수 이재원(33)을 불렀다. 이건욱의 상태를 살핀 이재원이 더그아웃에 팔로 X자를 그리며 교체 사인을 보내자 트레이너와 조웅천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다. 이건욱은 더 이상 투구할 수 없었다.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불펜에서 급하게 몸을 푼 장지훈(23)이 구원 등판했다.

SSG 관계자는 "이건욱은 투구 중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다"며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했으며 몸 상태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허망하다. SSG는 올 시즌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박종훈(31)이 대전 한화전 도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강판했고, 이튿날인 29일엔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29·미국)가 2회에 어깨 통증을 이유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검진 결과 가슴 근육 염좌였다. 결국 SSG는 칼을 빼들었다. 르위키를 웨이버 공시하고 샘 가빌리오(31)를 영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박종훈의 부상이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난 이달 4일엔 문승원(31)이 오른쪽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박종훈은 미국에서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았고, 문승원은 같은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기 위해 9일 출국했다. 현지시간으로 10일 검진 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렇게 순식간에 선발진에 구멍이 났다. 그것도 3명이나 말이다. 김원형(49) SSG 감독은 대체 선발 구하기에 나섰다. 그 중 한 명이 이건욱이다. 지난 시즌 27경기 중 25경기에 선발로 나섰던 이건욱은 5선발로 한 시즌 경험을 쌓았다. 성적은 6승 12패, 평균자책점 5.68. 하지만 올해 좋지 않았다. 제구가 되지 않았다. 볼넷이 등판 때마다 문제였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5경기에서 12⅔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19개나 내줬다. 첫 경기인 지난 4월 9일 LG전부터 3이닝 동안 6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4월 15일 NC전에서도 그랬다. 3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았지만 볼넷은 5개로 많았다. 21일 삼성전에서는 3⅔이닝 동안 8피안타(3홈런) 6볼넷으로 7실점,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은 이건욱은 퓨처스리그에서 3경기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25를 기록했다.

1군 선발진의 줄부상으로 비상이 걸렸고 이건욱이 다시 기회를 얻었다. 이날 경기 전 김원형 감독은 "(이)건욱이는 오늘 던지는 것을 보고 다음 등판 여부를 판단하겠다. 건욱이가 오늘도 볼넷이 많으면 다음 등판이 쉽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건욱은 1회 투런포를 맞고 첫 실점하더니 2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하고 내려왔다. 대체 선발마저 부상을 당한 것이다. 부상 정도를 봐야겠지만 경미하다 하더라도 다시 기회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SSG는 불펜 투수로 대체 선발을 내세워야 한다. 매일 매일이 고난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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