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간힘 그리고 몸부림... 차우찬, '어렵다' 평가 뒤집은 '독기'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6.09 05:03 / 조회 :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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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투수가 된 LG 차우찬.
LG 트윈스 '좌완 에이스' 차우찬(34)이 돌아왔다. 내부적으로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까지 내렸으나 끝내 복귀에 성공했다. 몸부림을 쳤고, 안간힘을 썼다. 위험을 감수하고, 팀도 모르게 야간 비밀 훈련까지 실시했다. 그야말로 '독기'였다. 이것이 통했다.

차우찬은 지난 6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고, 승리투수가 됐다. LG는 타선까지 폭발하며 10-0의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7월 24일 잠실 두산전 이후 317일 만에 오른 마운드였다. 긴 재활 시간을 보냈고, 보란듯이 돌아와 좋은 투구를 했다. LG도 잠시 잃었던 토종 에이스를 다시 얻었다.

차우찬은 지난해 어깨 부상을 입었다. 어깨 힘줄이 끊어졌다.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 부상이었고, 차우찬은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다. 긴 시간이 걸렸다.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기약도 없었다. 가장 답답한 쪽은 물론 차우찬이었지만, LG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흘러 지난 5월 18일 퓨처스리그 등판에 나섰다. 이후 5월 23일과 5월 30일 마운드에 올랐다. 합계 9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마침내 지난 6일 1군에 돌아왔다. 호투를 통해 차우찬이 돌아왔음을 알렸다.

재활이 쉬웠을 리가 없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구단에서는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 봤단다. 차우찬은 포기하지 않았다. 도박에 가까운 훈련까지 진행했다.

류지현 감독은 "차우찬이 이렇게 긴 시간 던지지 않은 적이 없었다. 지난 4월에 보러 갔었는데 그때 차우찬이 많이 지쳐 있었다. '어렵다'는 보고도 왔었다. 힘들었을텐데 이겨냈고, 해냈다. 대단하다"며 차우찬에 대한 호평을 남겼다.

결정적인 장면도 있었다. "첫 등판이라 굉장히 긴장을 많이 했을 것이다. 1회 원볼인지 투볼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최원준을 상대로 불리한 카운트에서 몸쪽을 던져서 파울을 만들더라.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런 부분을 보고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짚었다.

1회말 선두타자 최원준을 맞이한 차우찬은 먼저 볼 2개를 던졌다. 3구째 몸쪽 높은 속구를 뿌렸고, 파울을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최원준을 1루에 보내기는 했다. 그러나 벤치에 '차우찬이 되겠다'는 신뢰를 줬다.

이어 놀라운 뒷이야기를 전했다. "야간에 실내에서 노란 박스 놓고 네트 스로잉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 재활 프로그램과 별개로 했다. 그러면서 어깨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움이 없어졌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속도도 붙었다. 내가 듣기로는 몇 박스를 던졌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활 코치가 봤다면 말렸겠지만, 강한 강도가 아니었다. 3~5m 정도 거리에서 부담 없이 던지는 훈련이다. 스스로 헤쳐나가려 했던 부분은 박수 받을 행동 아닌가 생각한다. 본인이 느끼는 상태가 있었을 것이다. 무엇이 답인지는 알 수 없다.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움직였다는 것이 결정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상 선수는 철저하게 재활 스케줄에 따라 움직인다. 무리하지 않고, 각 단계를 다 마쳤다고 판단하면 다음으로 넘어간다. 차우찬의 경우 막바지 단계이기는 했으나 그래도 기존 스케줄에 추가로 훈련을 진행했다.

자칫 큰 탈이 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이를 통해 차우찬 스스로 믿음을 얻었다. 충분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류지현 감독의 신뢰도 얻었다. 그렇게 에이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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