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선발 3명 이탈 '역대급 악재', 초보감독에겐 가혹한 시련

잠실=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6.05 05:30 / 조회 : 2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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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이탈한 SSG 르위키-박종훈-문승원(왼쪽부터)./사진=OSEN
"아 그리고, 문승원이 5일 말소됩니다. 팔꿈치가 좋지 않습니다."


초유의 사태다. SSG 랜더스가 일주일 만에 선발 투수 3명을 잃었다.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29), 박종훈(30)에 이어 문승원(32)까지 이탈했다. 줄줄이 부상이다. 그것도 선발 투수다. 연이은 악재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

먼저 박종훈이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느끼고 5회 자진 강판됐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이다. 지난달 31일 국내 검진에서 팔꿈치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출국해 재검진을 받았지만 똑같은 결과를 받았다. 결국 현지시간으로 8일 수술을 받기로 했다. 팔꿈치 인대재건 수술 특성상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박종훈이 부상을 당한 날 다음날인 29일에는 르위키가 2회 시작과 동시에 몸을 풀다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검진 결과 대흉근 염좌로 확인됐다. 약 4주 간의 회복 시간이 걸린다. 벌써 2번이나 부상으로 이탈했다. 4주라는 시간을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SSG는 대체 외인을 물색 중에 있다. 이미 원투펀치급의 선발진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SSG에게 악재는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문승원마저 쓰러졌다. 박종훈 부상 후 정확히 일주일 만이다. 문승원은 지난해 10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을 마쳐 올 시즌 복귀했었다. 하지만 수술을 할 당시 이미 인대 손상 진단을 받은 뒤였다. 구단과 상의 끝에 인대 부상은 수술이 아닌 재활을 택했다. 그러나 마운드에서 계속 투구해 나가자 통증이 발생했다. 결국 해당 부위 정밀 검진을 위해 다음 주에 미국으로 향한다. 문승원의 인대 쪽 부상 역시 결코 가볍지가 않다. 이미 수술 소견을 받았던 터라 장기 이탈을 염두해 둬야 한다. 그러면 SSG는 2~4선발까지를 잃은 셈이 된다.


4일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원형(49) 감독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원형 감독은 지난해 9위로 마감했던 팀을 재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추신수(39), 최주환(33) 등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합류하며 전력 보강이 되긴 했으나 그의 리더십이 발휘되면서 어느덧 팀 성적은 1위까지 올랐다.

최주환, 윌머 폰트, 르위키, 김상수 등 부상자가 많았던 5월도 잘 버텨낸 그다. 하지만 6월 시작과 동시에 발생한 역대급 악재에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보다 가혹할 수 있을까. 김 감독은 "한 번에 투수 3명이 나가는 바람에 나도 정신이 없다"며 큰 한숨을 내쉰 뒤 "코치 생활을 하면서도 이렇게 팀의 기둥인 선수 3명이 빠져나간 건 처음 겪는 일이다. 나부터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직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계산이 서지 않는 상태. 이건욱(26), 양선률(24), 김정빈(27) 등 선발 자원으로 꾸려 나가야 한다. 김원형 감독은 "오원석 같은 어린 선수는 팀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엔트리를 빼거나 하면서 휴식을 줄 텐데, 지금 일단 윌머 폰트와 원석이는 6월은 로테이션을 지켜줘야 할 것 같다. 나머지 세 자리는 중간중간 상황에 맞게 2군에서 괜찮은 선수들을 올려야 할 것 같다"고

지금까지 어렵게 1위를 지켜오고 있지만 팀 최대 고비가 왔다. 내년 시즌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어마어마한 위기다. 김원형 감독은 "한편으로 대체 선발들은 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번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 현재로서는 남은 선수들이 잘해주길 바라는 것, 그것 밖에 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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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치고 SSG 김원형 감독(왼쪽)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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