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부활' vs '인천의 상징성'... 가스공사 연고지 어디인가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6.02 18:05 / 조회 : 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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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한 전자랜드 선수들. 한국가스공사가 인수하기로 하면서 연고지가 대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사진=KBL 제공
한국가스공사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를 인수한다. 딱 여기까지만 확정됐다. 진짜 인수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선 가장 큰일이 연고지 선정이다. 유력한 쪽은 대구로 보인다. 그러나 인천도 놓기 어렵다. '대구 프로농구의 부활'과 '인천의 상징성'이 격돌한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일 "한국가스공사가 전자랜드 농구단을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는 9일 인수 협약식을 열고, 9월 정식 창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2021~2022시즌에도 KBL은 그대로 10개 구단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남은 것은 후속 작업이다. 우선 가장 시급한 부분은 연고지다. 인천을 그대로 쓸 것인지, 대구로 갈 것인지 양자택일의 상황이다. 한국가스공사의 본사가 대구에 있다. 2014년 이전했다.

일단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연고지와 관련해서는 현재 대구시와 협의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구만 한정한 것은 아니다. 인천 또한 후보지다. KBL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가스공사 본사가 대구에 있지만, 프로스포츠이기에 체육관 등 인프라도 봐야 한다. 가스공사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는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연고지로 썼던 곳이다. 오리온이 1997년 원년부터 대구를 연고로 프로농구 창립 멤버가 됐고, 2010~2011시즌까지 이어졌다. 시즌 후 고양으로 전격 이전하면서 현재 고양 오리온이 됐다.

이후 10년 만에 다시 대구에 프로농구단이 생길 수 있게 됐다. 한국가스공사는 "스포츠를 통해 지역 주민과 적극 소통함으로써 B2C기업으로 거듭나는 가스공사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지역발전을 말하고 있다.

한때 대구는 높은 농구 인기를 자랑했던 곳이다. 오리온이 고양으로 떠난 후 차갑게 식었다는 평가. 당시 '야반도주'라는 비난이 일었다. "오리온이 떠난 후 농구를 끊었다"는 이들도 속출했다. 한국가스공사가 대구를 연고로 한다면 대구 농구 인기의 완벽한 부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인천 또한 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1997년 프로 원년부터 현재까지 24년간 인천 연고팀이 계속 있었다. 여러 팀을 거쳐 전자랜드가 2003년부터 인천을 홈으로 썼다. '역사'만 보면 인천이 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들의 충성도 또한 최상급으로 꼽힌다.

현재 시점에서 인프라도 인천이 낫다고 봐야 한다. 대구실내체육관은 1971년 건립됐다. 50년 된 체육관. 신축이 필요하다. 일단 아직까지 대구시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한국가스공사가 지역사회 발전을 거론한 만큼 정치권에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인천에는 삼산월드체육관이 있다. 2006년 개장했다. 고양체육관(2011년 개장)을 제외하면 가장 신식 구장이다. 대구실내체육관과 직접 비교는 불가하다. 경기용 코트와 연습용 코트가 따로 구분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선수단이나 구단 사무국 입장에서는 있던 곳을 그대로 쓰는 쪽이 낫다. 수도권이라는 메리트 또한 존재한다.

대구도, 인천도 어느 쪽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고심이 필요하다. 어디로 정해지든 한 쪽은 아쉬움을 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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