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의 아트마켓] 15. 예술 작품과 과세 문제

채준 기자 / 입력 : 2021.06.02 13:58 / 조회 :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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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si), '공간 속의 새(Bird in Space)', 1924. 사진제공= Poskanzer via Flickr/Creative Commons.


예술 작품에는 비과세 항목이 많은 편이나 여전히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은 부과된다.

우리가 소유하는 거의 모든 물품에는 세금이 따라오기 마련이고, 예술 작품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예술 작품이 갖는 특수한 공공성으로 인해 여타의 사적 재화보다 면제되는 세금이 많이 있다(3월 10일자 케이트의 아트마켓 3편 칼럼 참조.).

국내에서는 관세와 지방세인 취득세와 재산세, 등록세 등이 면제되는 반면, 국세인 소득세와 법인세, 상속세, 증여세 등이 예술 작품에 부과된다. 그리고 골동품을 제외한 예술 창작품 판매 시 부가가치세가 면세된다. 지난 칼럼에서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해 이야기했으므로, 이번에는 관세와 소득세에 관련하여 이야기하기로 한다(5월 26일자 케이트의 아트마켓 14편 칼럼 참조.).

예술 작품.골동품 무관세 원칙이나 '예외 적용' 국가도

수출입 및 세관 통과 시 매겨지는 세금인 관세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세계관세기구(World Customs Organization, WCO)에서 정한 품목분류(HS, Harmonized System)에 따라 해당 품목에 부과한다. 품목분류에 따라 예술 작품과 골동품은 전 세계적으로 무관세가 원칙이다. 하지만 각국마다 예술 작품을 한정하는 예외 조항들이 조금씩 각기 다르게 규정되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법이 무한한 인간의 상상력으로 창작되는 예술을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애초부터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20세기 최고의 조각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루마니아 출신의 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si)의 일화는 예술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유명한 사례이다.

1926년 브랑쿠시의 '공간 속의 새(Bird in Space)'는 그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의 전시를 위해 그가 활동하던 프랑스 파리에서 이송되었다. 예술 작품은 관세가 면제됨에도 불구하고 미국 세관은 '공간 속의 새'에 판매가의 40%라는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세관은 이 작품을 '주방 기구 및 병원 용품'으로 분류했다. 브랑쿠시가 이에 항의해 법원에 제소하였고, 여론은 이문제에 주목했다.

당시 미국 관세 조항에 의하면, 조각은 '자연의 사물을 그대로 모방하여 깎거나 주조하여 복제한 작품'으로 한정되었다. 이 규정에 따라 새의 모양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지 않은 브랑쿠시의 추상적 작품은 조각으로 분류될 수 없다는 것이 세관의 주장이었다.

긴 재판 과정에서 브랑쿠시의 작품 제작 과정에 대한 증명과 여러 전문가들의 예술성에 대한 증언에 의해 결국 1928년 미국 관세 법원이 이 작품의 예술성을 인정하고 관세 환급을 결정했다.

우리나라도 회화와 판화, 조각 등 순수 미술 작품에는 관세를 면제하지만, 사진 작품은 기계로 복제 인쇄된다는 이유로 품목분류에서 인쇄물로 분류한다. 하지만 근래 여러 판례들에서 볼 수 있듯 점차 미디어 예술이나 동시대 추상 조각도 점차 예술 작품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거래 예술품에 양도소득세.법인세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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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출신 뉴 미디어 아티스트 스테판 리아브첸코(Stepan Ryabchenko)의 전시회, Bratislava, Slovakia, 2015. 사진제공= Art of Odessa via Wikimedia Commons.


소유한 예술 작품을 판매 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국내법상 법인에는 법인세가, 개인에게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이와 별도로 법인세법에 의하면 법인이 예술 작품을 구입할 때는 장식이나 환경미화 등의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사무실이나 복도 등에 항시 작품을 전시하면, 거래당 1천만 원 이하인 경우 작품의 구입비용을 손금 처리할 수 있다.

개인 소장자가 작품을 매매하고 차익이 발생하면 이 차익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고 20%의 세율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모든 예술 작품에 세금이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제작된 후 100년 이상 된 작품 중 개당 양도가액이 6천만 원 이상인 작품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즉, 제작한 지 100년 미만의 작품은 면세 대상이다. 여기에 다시 과세 면제 대상이 더해지는데, 국가 지정 문화재나 지정 서화와 골동품,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양도한 작품, 그리고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은 모두 면세 대상이다.

아울러 총 양도 수입의 80%까지 필요 경비로 처리되고, 1억 원 이하의 서화와 골동품, 또는 보유 기간 10년 이상의 서화와 골동품은 90%까지 필요 경비로 인정된다. 즉, 양도소득세의 과세율이 여타 자산에 비해 낮은 편임을 인정해 주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예술 작품 거래는 아직 투명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 사적인 거래로 이루어진 상당 부분은 세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점차 해외 구매나 공개 경매를 통한 매매, 온라인 거래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예술 작품에 부과되는 세금 항목이나, 관세 면제 등에 적용되는 국가별 예외 조항 등 과세 관련 내용도 작품 구매 시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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