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선수 'NO 마스크' 접촉하는 ML, 현장 가보니 '이래도 되나?'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1.05.31 13:52 / 조회 : 3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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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한국시간) 체이스필드에서 마스크를 벗은 팬들이 경기 전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미국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착용해오던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도 예외는 아니다.


애리조나와 세인트루이스가 맞붙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 미국의 현충일 사흘 연휴 주말을 맞아 경기 시간인 오후 1시 전부터 많은 관중이 몰렸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올 시즌 8번째 선발등판하는 날이어서 경기장 곳곳에서 한국인 관중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총 관중수는 1만 6681명으로 집계됐다.

두 팀은 전날 야간경기를 치른 뒤 낮 경기를 하게 돼 게임 전 배팅 연습을 생략했다. 하지만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부터 투수들은 필드에 나와 몸을 풀고 캐치볼을 하는 등 경기를 준비했다.

세인트루이스 투수들이 몸을 푸는 1루쪽 외야 관중석 근처에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일부는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도 있었다.

야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이 있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들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개중에는 펜스 안으로 몸을 기울여 선수들과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충분히 비말이 옮겨질 수 있는 근거리였다.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김광현은 선발투수여서 이들 투수들과 함께 운동을 하지 않았다. 그는 동료 투수들과 관중이 자리를 떠난 뒤 경기 시작 약 20분 전에 외야에 나와 포수와 캐치볼을 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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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31일(한국시간) 경기 전 불펜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미국은 코로나 백신 개발국답게 백신 공급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은 아직 낮은 편이다. 31일 현재 미국 전체 인구 중 단 1차례라도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한 사람은 50.9%다. 두 차례에 걸쳐 백신 접종을 완전히 끝낸 수치는 41%로 더 떨어진다.

김광현이 경기를 한 애리조나주는 미국 전체 평균보다 더 낮다. 애리조나 주민 중 단 1차례라도 백신을 접종한 이는 46.2%, 두 차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35.9%에 머물고 있다. 3명 중 1명 꼴이다. 그럼에도 이날 경기장을 찾은 대다수 관중들은 시원하게 마스크를 벗어 던졌다.

애리조나를 포함해 미국 내 대다수 주들은 주지사의 재량에 따라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점차 폐지해 가는 추세다. 덕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3월 25일 발표한 행정명령을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격 폐지했다. 학교와 병원, 그리고 정부청사 등의 장소에서는 예외 규정을 두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마스크를 벗는 분위기는 확실하다.

미국질병관리청(CDC)도 지난 14일 "코로나 백신 2차 접종까지 모두 완료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 때문에 미국 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사람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이를 확인하려는 인력이나 방법도 없다는 점이다.

백신을 접종한 이들도 간혹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도 적지 않아 미국 내에서도 너무 성급하게 마스크를 벗은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제로 뉴욕 양키스의 코칭스태프 4명은 코로나 백신 접종 후에 감염된 돌파감염 사례로 보고됐다.

결국 100% 감염을 차단하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설령 접종을 완료했다고 해도 모르는 사람이 다수 모이는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선제적 방역자세가 필요해 보였다.

이상희 스타뉴스 통신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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