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각'에선 흥민이에게 부탁해봐야죠" 이기제의 이유 있는 자신감

수원=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5.2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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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광주FC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수원삼성 이기제(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서른 살에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된 이기제(30·수원삼성)의 최대 무기는 '왼발'이다.

포지션이 윙백인데도 올 시즌 7개의 공격포인트(4골 3도움)를 올릴 수 있었던 것도,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의 부름을 받아 역대 최고령 7위(29세 319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것도 그의 왼발 킥력 덕분이었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지는 그의 프리킥 골은 득점이 필요한 상황마다 수원이 기대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실제 이기제는 지난달 25일 성남FC전(1-0승), 그리고 지난 23일 광주FC전(4-3승)에서 경기 막판 수원의 승리를 이끄는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렸다.

국가대표팀에서 그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이자 무기 역시 마찬가지다.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을 기념해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내가 가진 강점은 데드볼이나 프리킥 상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제는 이미 국가대표팀엔 손흥민(29·토트넘)이나 정우영(32·알사드) 등 전담 키커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이기제로서는 어쩌면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기제는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손흥민에게 부탁해서라도 자신의 강점을 꼭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다. 그는 "프리킥이 오른발 존이면 욕심을 안 부릴 것 같은데, '왼발잡이 각'에서는 한 번 부탁을 해봐야겠다"며 웃어 보였다.

'부탁'이라는 단어엔 이미 대표팀의 전담 키커로 자리 잡은 손흥민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동시에 자신의 왼발이 빛날 수 있는 위치에서만큼은 자신이 있다는 뜻이자, 생애 첫 대표팀 발탁의 기쁨을 넘어 자신의 강점을 어필해 꾸준히 살아남겠다는 각오도 함께 담겼다.

이기제는 "벤투 감독님이 하던 대로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부담감은 있다"면서도 "기회만 온다면 충분히 수원에서 하는 것만큼 잘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막연한 자신감이 아닌 실력이 뒷받침 된 자신감을 품은 채, 그는 대표팀의 새로운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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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국가대표 발탁 기념 기자회견 중인 이기제의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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