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자꾸 타자를 '공격'해... 켈리, 삼성 압도한 '직진투'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5.17 22:13 / 조회 : 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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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잠실 삼성전에서 완벽투를 펼친 LG 케이시 켈리.
LG 트윈스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32)가 완벽하게 돌아왔다. 최근 살짝 주춤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호투를 뽐냈다. 특유의 공격적인 '직진투'가 빛났다. 분명 삼성의 공격 이닝이었는데 오히려 켈리가 삼성 타자들을 공격하는 형상이었다.

켈리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환상투를 뽐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3.83에서 3.26으로 내렸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우선 타선 지원이 박했다. 정주현의 솔로포로 만든 1점이 전부. 켈리는 한 점도 내주지 않았는데 9회 고우석이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1-3 패배. 켈리는 승패 없음이 됐다. LG로서는 이겼다면 18일 만에 1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래 켈리의 호투가 반갑다. 켈리는 지난 5일 두산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했고, 11일 KIA전에서는 6이닝 6실점이었다. 두산을 상대로는 볼넷이 5개나 됐고, KIA와 붙어서는 안타를 11개나 맞았다. 전혀 켈리답지 않았다.

이날은 달랐다. 포심-투심-커브-슬라이더 등 여러 구종을 자유자재로 활용했고, 타자를 거침 없이 몰아붙였다. 분명 LG의 수비 상황이었는데 켈리는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공격을 퍼부었다. 돌아가지 않고 직진 또 직진이었다.

삼성 타선은 켈리의 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잇달아 범타에 그쳤다. 4회 2사까지 퍼펙트로 묶였고, 호세 피렐라가 중전 안타를 때리며 노히트에서 벗어났다.

이후에도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안타 하나를 내줬지만, 켈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6회 2사 후 볼넷을 하나 허용할 때까지 다시 6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7회초 1사 후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은 후, 다시 범타 2개. 전체적으로 탈삼진이 적기는 했으나, 그만큼 투구수도 아꼈다. 7회가 끝났는데 겨우 92구였다. 이닝당 13구 정도로 끊은 것이다.

한 시즌은 길다. 선발투수가 풀 타임을 소화하면 30경기 전후로 나선다. 좋을 때도 있지만, 삐끗하는 날도 온다. 통산 134승을 거둔 김원형 SSG 감독은 "선발투수가 한 시즌을 치르면서 매 경기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다. 안 좋은 날이 분명히 있다"고 짚기도 했다.

켈리도 다르지 않았다. 4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를 찍었다. 에이스다운 호투. 이후 5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50에 그쳤다. 볼넷을 남발하기도 했고, 너무 많은 안타를 내주기도 했다. 이는 많은 실점으로 이어졌다.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세 번 실패는 없었다. 이날은 딱 자기 제구를 잡고 경기를 치렀다. 삼성 타선을 뒤흔들었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경기에서 승리하지는 못했으나 켈리의 호투는 이날 경기 수확이자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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