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황태자, 34년 만에 '대역사' 쓸까... 사령탑은 "들뜨지 마라"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5.15 06:08 / 조회 :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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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황태자, '원태자' 원태인(21)이 34년 만에 '우완 국내파 순수 20 선발승'이라는 대역사를 쓸 수 있을까.

사자 군단의 기세가 대단하다. 삼성은 3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21승 14패(승률 0.600)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공동 2위인 LG, NC와 승차는 1.5경기다.

삼성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 중 한 명. 바로 원태인이다. 원태인은 올 시즌 7경기에 선발 등판, 6승 1패 평균자책점 1.00의 만화 같은 성적을 내고 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문 단독 1위. 탈삼진은 3위다.

단순한 운이 아니다. 투구 세부 내용도 굉장히 좋다. 45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5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33피안타 12볼넷 47탈삼진 5실점(5자책).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는 1.00이며 피안타율은 0.202. 아직 단 한 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구위가 빼어나다.

율하초(중구리틀)-경복중-경북고를 졸업한 원태인은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계약금 3억 5천만원)으로 사자 군단의 일원이 됐다. 입단 첫 해인 2019 시즌에는 4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2, 이듬해인 2020 시즌에는 6승 10패 평균자책점 4.89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KBO 리그를 평정할 페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1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원태인의 달라진 점에 대해 "본인은 구속 등을 이야기하던데, 마운드에서 경기를 운용할 줄 아는 침착성과 평정심이 생긴 것 같다. 지난해보다 구속이 빨라진 것 외에는 동일하다. 본인이 던지고자 하는 곳에 잘 던진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지난 시즌엔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나가 자기 공을 던졌다. 그런 투수가 별로 없다. 성적이 안 좋았으나 준비도 잘했다. 마운드에 오를 때 마인드 자체가 좋은 선수다. 그렇게 마인드 좋은 선수가 궤도에 올라올 경우, 어느 정도로 하는 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장 오는 7월 열릴 예정인 도쿄 올림픽 대표팀 승선도 유력한 원태인이다. 하지만 허 감독은 자칫 마음이 들뜨는 것을 경계했다. 허 감독은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미리 (대표팀 발탁에 따른 피로도) 걱정할 건 없다고 본다"면서 "원태인한테 늘 '초심을 잃지 마라. 너무 앞서가지 마라'는 이야기를 한다. 주위에서 대표팀 1선발 이야기를 자꾸 하면, 무조건 그 나이대에는 들뜨게 돼 있다. 냉정하고 침착하게 하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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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올 시즌 109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원태인이 별 탈 없이 풀 시즌을 소화한다면, 향후 22경기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고는 하지만, 현재 승률(0.857)의 페이스라면 '20승 투수'가 되는 것도 결코 꿈이 아니다.

역대 KBO 리그에서 20승 이상을 거둔 토종 투수는 총 11명(15차례)이 있었다. 최근 토종 투수가 20승을 거둔 건 2017년으로 '좌완' 양현종(당시 KIA, 현 텍사스 레인저스)이 31경기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를 마크했다.

양현종 이전에는 '우완' 정민태(당시 현대, 이하 당시 소속 팀)가 1999 시즌에 20승을 따낸 바 있다. 33경기에서 20승 7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54를 올렸는데, 그 중 선발승은 18승이었다. 그보다 앞선 1997 시즌엔 '잠수함 투수' 김현욱(쌍방울)이 70경기서 20승 2패 6세이브로 다승왕에 올랐다. 20승 모두 구원승이었다.

1995 시즌엔 '좌완' 이상훈(LG)이 20승(모두 선발승) 5패 평균자책점 2.01로 다승왕을 거머쥐었다. '국보 투수' 우완 선동열(해태)은 1986 시즌에 24승(7선발승) 6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0.99, 1989 시즌에 21승(8선발승) 3무 8패 평균자책점 1.17, 1990 시즌에 22승(11선발승) 6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의 기록으로 다승왕에 각각 올랐다.

결국 우완 투수가 20차례 순수 선발승을 챙긴 건 1987 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김시진(삼성) 현 KBO 경기운영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그해 33경기서 23승 6패 평균자책점 3.12의 성적을 거뒀는데, 23승 중 21승이 선발승이었다. 만약 원태인이 올 시즌 20승을 거둔다면, 김시진에 이어 34년 만에 '토종 우완 순수 20선발승'이라는 역사를 쓴다. 김시진은 1985 시즌에도 25승(21선발승) 5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으로 김일융(삼성, 25승 6패)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1984 시즌엔 '무쇠팔' 최동원(롯데)이 27승 1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 1983 시즌엔 장명부(삼미)가 30승 16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36, 이상윤(해태)이 20승 10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67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 시즌에는 '불사조' 박철순(OB)이 24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1.84를 작성하며 역대 최초 다승왕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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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마스코트들과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삼성 원태인(가운데).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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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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