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젊은 투수들이여, 류현진을 보고 무엇을 배우는가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1.05.14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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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3일(한국시간) 애틀랜타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13일(한국시간) 원정 애틀랜타전 4-1 승

류현진 7이닝 5피안타 1실점 시즌 3승(2패)


류현진(34·토론토)은 LA 다저스 시절부터 애틀랜타를 상대로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지난 해까지 6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선 상대 1, 2번 타자인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와 프레디 프리먼을 합계 5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꽁꽁 묶은 것이 주효했다. 특히 프리먼에게는 그동안 13타수 4안타(타율 0.308)로 약한 편이었다.

결국 제구력의 승리다. KBO 리그의 젊은 투수들도 류현진의 투구에서 그 점을 보고 배워야 한다.


공이 아무리 빨라도 제구가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이날 애틀랜타 두 번째 투수 루크 잭슨은 1-1로 맞선 7회 첫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초구에 95.8마일(약 154㎞)의 속구를 던졌지만 역전 홈런을 얻어맞았다.

상대 선발로 나온 맥스 프라이드 역시 최고 구속이 96.1마일(약 155㎞)로 류현진(최고 91마일·약 146㎞)에 비해 10㎞ 가까이나 빨랐다. 하지만 결국 류현진보다 더 적은 이닝을 던지고 먼저 마운드를 내려가지 않았는가(6이닝 89구 2피안타 1실점). 류현진이 5회 윌리엄 콘트레라스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도 시속 78.6마일(약 126㎞)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가운데로 몰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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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한국시간) 애틀랜타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그러나 토론토가 곧바로 6회 마커스 시미언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7회 에르난데스의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하자 류현진이 더 힘을 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구위가 더 좋아지고 코너워크도 뛰어났다. 볼 스피드 또한 마지막 타자였던 7회 2사 후 대타 에이르 아드리안자를 5구째에 중견수 플라이로 잡을 때 90.2마일(약 145㎞)이 나왔다. 제구가 잘 되면 투구수도 줄일 수 있다. 94구로 7이닝까지 소화한 덕분에 승리투수까지 따냈다.

이제 류현진은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복귀전이던 7일 오클랜드와 경기에선 4실점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투수(10-4 승)가 됐으나 이날 두 번째 등판에선 빼어난 투구로 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토론토 타선은 6회 2사까지 단 1안타에 그쳤다. 이 때만 해도 흐름상 이기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에이스가 마운드에서 든든하게 제 몫을 해주자 결국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경기 후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류현진에게 "부상은 이제 괜찮아졌느냐"고 묻자 "염려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오래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얘기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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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한국시간) 애틀랜타전에서 타자로도 나선 류현진. 2타석에서 삼진 2개에 그쳤다. /AFPBBNews=뉴스1
끝으로 국내 선수들에게 한 마디 더 당부하자면, 최근 KBO 리그가 다소 침체된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 투수뿐 아니라 젊은 타자들도 더 성장해야 한다. 이대호(롯데)와 김현수(LG), 양의지(NC) 같은 타자들은 타격에 관해선 메이저리그에서도 중상위권에 속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본다. 이정후(키움)와 강백호(KT)를 비롯해 재능을 갖춘 타자들이 선배들을 통해 많이 배우고, 훗날 해외 무대에도 진출해 활약해 주길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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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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