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살 수비서 나타난 강백호의 천재성, 도루왕 박해민도 속수무책

수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21.05.12 23:33 / 조회 : 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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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KT 위즈 강백호(22)가 숙련된 내야수만이 가능한 감각적인 판단력을 뽐냈다. 그것도 주루 센스가 리그에서 둘째라면 서러울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을 상대로 말이다.

강백호는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삼성과 경기에 3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은 5-7로 아쉽게 졌지만 강백호는 5타수 2안타 1홈런 등 공격과 수비에서 자기 몫을 다했다. 특히 7회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7회초, 삼성 선두타자 박해민이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KT는 6회말 5-6까지 쫓아갔다. 7회초에 돌입하며 선발 고영표를 내리고 좌완 조현우를 구원 투입했다. 바뀐 투수가 선두타자를 내보낸 것이다.

박해민은 조현우의 절묘한 견제 동작에 속았다. 도루 스타트를 끊었으나 조현우는 1루에 던졌다. 박해민은 1루와 2루 사이에 갇혔다.

보통 런다운이면 주자가 이리저리 애를 쓰다가 잡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첫 번째 야수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했을 때 이야기다. 무작정 다음 베이스로 송구했다가 주자가 무사히 귀루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강백호는 이제 프로 4년차다. 심지어 1루수는 작년부터 시작했다. '1루수' 강백호는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그가 잡아야 할 주자는 4년 연속 도루왕 박해민이었다.

박해민은 강백호가 공을 받았을 때 1루와 2루 사이 중간 지점에 있었다. 그대로 2루 승부가 됐다면 태그아웃 타이밍이었다. 박해민은 2루 송구를 예상한 듯 뒤를 보지도 않고 1루로 몸을 돌리려 했다. 강백호가 2루에 공을 던졌을 경우 박해민이 즉시 1루로 돌아섰다면 충분히 세이프가 가능했다. 이는 또한 실책을 제외하면 박해민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이기도 했다.

헌데 강백호는 기계적으로 2루에 던지지 않았다. 기본에 충실했다. 송구 대신 박해민을 향해 달렸다. 박해민을 2루로 몰았다. 송구를 짐작하고 1루로 몸을 꺾었던 박해민은 다가오는 강백호를 보고 다시 2루로 갈 수밖에 없었다. 이 순간부터 협살 난이도는 확 줄었다. 두 차례 토스 끝에 박해민은 1루에서 태그 아웃됐다.

런다운 상황에서 주자를 몰지 않고 일단 송구부터 하는 실수는 1군 경기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재빠른 판단과 그 상황에 대한 이해, 수비 숙련도는 물론 기본기까지 확실하게 갖춰야 완벽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1루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2년도 되지 않은 강백호의 천재성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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