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상황에 라보나를?' 라멜라 기행에 팬들 "부끄럽네"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5.09 04:50 / 조회 : 4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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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라멜라. /AFPBBNews=뉴스1
에릭 라멜라(29·토트넘)의 '기행'에 팬들이 뿔이 났다. 팀이 지고 있는 데다 남은 시간도 얼마 없는 상황에서 실용성이 떨어지는 '라보나 킥'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도 그의 패스는 팀과 팬들 모두 허탈하게 만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라멜라는 8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즈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원정경기에 교체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라멜라는 팀이 1-2로 뒤지던 후반 22분 델레 알리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알리는 앞서 손흥민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은 분위기 전환 카드로 라멜라를 투입했다.

라멜라는 그러나 교체 투입 이후 좀처럼 팀 공격의 중심에 서지 못했다. 오히려 토트넘이 후반 39분 추가 실점을 내주며 점수 차가 2골로 벌어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토트넘으로선 경기 막판 그야말로 파상공세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후반 41분, '문제의 장면'이 나왔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안으로 파고들던 라멜라는 돌파가 여의치 않자 반대편으로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그런데 라멜라의 선택은 일반적인 패스가 아닌 라보나 킥이었다. 자신의 왼발을 오른발 뒤로 꼬아 돌려 차는 라보나 킥은 실용성이 떨어지다 보니 경기 중 쉽게 보기 힘든 기술이다. 더구나 팀이 지고 있거나 시간이 없는 상황에선 더욱 그랬다.

더 큰 문제는 라멜라의 패스가 팀 동료에게 정확하게 연결되지 못한 채 공 소유권을 빼앗기는 결과로만 이어졌다는 점이다. 라멜라의 라보나 패스는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오버래핑하던 서지 오리에의 뒤쪽으로 향했다. 오리에가 뒤늦게 방향을 바꿔 이 공을 잡으려 했지만, 공은 빠른 속도로 사이드라인 밖으로 향했다. 갈 길 바쁜 토트넘으로서는 허무하게 공 소유권을 상대에게 넘겨주는 순간이었다.

현지에서도 이 장면을 주목했다. 토트넘 팬사이트 '스퍼스웹'은 "1-3으로 팀이 지고 있고, 남은 시간도 3분밖에 없는 상황에서 라멜라가 라보나 패스를 시도했다. 그의 패스는 경기장 밖으로 나가버렸다"고 꼬집었다. 이 소식에 현지 팬들은 "부끄럽다"는 반응으로 라멜라를 비판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도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 라멜라가 라보나를 시도했다"고 전했고, '텔레그래프'는 "라멜라가 라보나를 시도했지만, 그의 패스는 리즈의 스로인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현지에서도 일반적인 패스 미스 이상의 의미가 담긴 장면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 장면뿐만 아니라 라멜라는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도 왼쪽 측면에 비어 있던 손흥민을 향한 패스 대신 직접 슈팅을 시도했다가 만회골 기회마저 날려 버렸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경기 후 라멜라를 향해 "잘못된 교체였다"는 혹평과 함께 평점 5점을, '풋볼 런던'은 4점을 줬다.

한편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팀이 0-1로 뒤지던 전반 25분 알리의 패스를 받아 자신의 EPL 17호골이자 시즌 22호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손흥민은 2016~2017시즌 자신이 세운 한 시즌 최다골(21골) 기록을 넘어섰고, 1985~1986시즌 차범근 전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세운 한국 선수 한 시즌 유럽 리그 최다골(17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다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골에도 불구하고 이날 리즈에 1-3으로 패배해 EPL 5위 도약의 기회를 놓쳤다. 이날 패배로 다음 시즌 챔스 진출권이 걸린 4위권 진입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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