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함의 끝판왕...' 2루 베이스 모서리가 경기를 지배했다 [★승부처]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5.08 21:15 / 조회 : 2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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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잠실 한화-LG전. 정은원(오른쪽)이 채은성의 타구가 2루 베이스를 맞고 굴절되며 적시타로 연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불운이 결정적인 순간에 한화를 덮쳤다. 기묘한 굴절 타구 하나가 삽시간에 흐름을 '180도' 뒤바꿔 놓았다.

LG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11-2 완승을 거뒀다. LG는 16승 12패, 한화는 12승 16패를 각각 마크했다.

경기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한화가 3회초 2점을 선취하자, 3회말 LG가 곧장 1점을 만회했다. 이렇게 LG가 계속 1점 차로 뒤지며 끌려가던 5회말. 잘 던지고 있던 한화 선발 킹험을 상대로 LG가 기회를 잡았다. 유강남의 내야 안타, 홍창기와 김현수의 볼넷을 묶어 2사 만루 기회가 열렸다.

다음 타자는 4번 채은성. 유리한 2-1의 볼카운트에서 채은성이 킹험의 4구째를 공략했다. 땅볼 타구는 킹험의 발을 맞은 뒤 2루 베이스 쪽으로 정확히 굴러갔다. 한화 수비진은 2루수 정은원을 2루 베이스 바로 뒤쪽에 배치하는 시프트를 펼치고 있었다. 정은원이 여유 있게 잡은 뒤 1루로 송구해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는 상황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때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타구가 2루 베이스 오른쪽 모서리를 맞은 뒤 붕 뜨며 우중간 외야로 굴절된 것이다. 이 사이 2,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3-2로 경기가 뒤집혔다. 베이스 하나가 경기를 지배했다고 과언이 아닌 장면이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계속된 1,3루 기회. 다음 타자 라모스가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커브(125.5km)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4호 홈런. 점수는 순식간에 6-2로 벌어졌다. 킹험은 후속 김민성에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은 뒤에야 주현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사실상 LG로 승기가 완전히 넘어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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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험(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5회 강판당하는 순간.


결국 LG는 7회 문보경의 중월 2타점 적시 2루타와 유강남의 적시타, 그리고 8회 신인 이영빈의 첫 안타에 이은 채은성의 투런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 선발 정찬헌은 6이닝(79구) 6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제몫을 다하며 시즌 3승 달성에 성공했다. 이어 이정용-최성훈-오석주가 1이닝씩 책임졌다. 11안타를 몰아친 타선에서는 채은성과 라모스, 유강남이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경기 후 류지현 LG 감독은 "선발 정찬헌이 6이닝을 잘 던져줬다. 이어 던진 불펜 투수들도 한 이닝씩 잘 막아줬다. 오늘 경기는 무엇보다 중심 타선인 클린업 트리오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주며 공격을 잘 이끌어줬던 것 같다. 더불어 라모스의 타구 질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승리 투수' 정찬헌은 "오늘 어버이날 부모님께 좋은 선물 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제는 주5일 로테이션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투구수는 100개 안쪽에서 6이닝을 책임지고, 다음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항상 노력중이다. 아프지 않고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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