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의 옆집' PD "김구라 선행..'배바위 양곱창' 대박집 성장[★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1.05.09 12:00 / 조회 : 6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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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 '맛집의 옆집' 손수정PD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맛집', '먹방'의 향연 속 청개구리 같은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카카오TV 예능 '맛집의 옆집'이다. 손님이 잘 드나들지 않는 정체불명의 저 가게는 무슨 자신감으로 대박난 가게 옆에 호기롭게 자리잡고 있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 '맛집의 옆집'은 요리, 가구, 미용 등 다양한 업종을 찾아가는 탐사 프로젝트다.


지난 2월 첫 공개된 '맛집의 옆집'은 그동안 방송가가 '맛집'의 성공비결을 소개한 것과 반대로 '쪽박집'의 실패 이유를 분석해 틈새 시장을 공략, 대중에게 신선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김구라, 이진호, 골든 차일드 이장준이 '옆집수사대' 3인방으로 출연하면서 특유의 촌철살인 솔직한 입담으로 가게 사장님들에게 쪽박 이유를 설명해주고 유쾌한 티키타카로 웃음과 따뜻한 휴머니즘도 전하고 있다.

'팩트 폭격 속 응원'이란 새로운 콘셉트의 '맛집의 옆집'은 시청자들에게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속 시원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방송가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맛집의 옆집'은 1화가 이틀만에 조회수 230만뷰, 지난 3일 기준 누적 조회수 3400만뷰를 기록, 예사롭지 않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스타뉴스가 손수정PD와 화상 인터뷰를 갖고 '맛집의 옆집' 기획 의도부터 인기 비결, 가게 섭외 과정 등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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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TV



-'맛집의 옆집'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가.

▶처음 아이디어 제공자는 이진호 씨였다. 이진호 씨가 방송가 사람들에게 '맛집의 옆집'을 찾아가 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고 다녔는데, 이진호 씨와 친한 작가가 그걸 듣고 나에게 말해줘서 의기투합해 만들게 된 프로그램이다.

-'맛집의 옆집'이 누적 조회수 3400만뷰를 기록할 만큼 반응이 좋다.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방송이 됐을 때 실시간 반응도 들어왔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요즘 섭외를 다니다 보면 '맛집의 옆집'을 안다는 사장님들이 계시고, 방송가 분들이 '재미있다'고 얘기해주시더라. 감사하다고 체감하는 중이다. 출연진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걸 속 시원히 긁어주는 것 같다. 우리가 보통 식당에서 사장님이 들어가면 속닥속닥했던 것을 출연진이 대놓고 보여줘서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우리가 한 번씩 해봤던 경험을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또 이진호 씨가 '죽은 닭인데 생기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등 기존 음식을 다루는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얘길 한다. 사장님의 캐릭터도 미화나 포장 없이 인간적인 매력을 가감없이 보여드린다.

-MBC에서 카카오엔터로 이적한 후 첫 예능이다.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사실 '맛집의 옆집'에서 '이거 되겠다'고 느낀 회차가 단 한 번도 없었다. 비연예인이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인데, 내가 MBC에 있었을 때 했던 '편애중계'도 비연예인이 주인공이었는데 시청자의 관심을 별로 못 받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비연예인이 주인공이면 접근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생각해서 '언제 이 거품이 사라질까' 두려워하면서 만들지만 13회차 만들면서도 얼떨떨하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 부담을 갖고 시작했지만, 모바일 시장에 처음 이적해서 만드는 프로그램이니만큼 쓸데없이 튀는 프로그램으로 욕심을 안 가지려고 했다. 내가 하던 대로 하되 TV 시장에서 할 수 없던 날 것과 정직함으로 승부를 하려고 노력했다. 한 회 한 회 섭외를 굉장히 어렵게 한다. 사장님들이 우리 프로그램의 '대박 집 옆 쪽박 집'이란 설명을 보고 난색을 표하는데 구성을 잘 표현하려고 한다. 플랫폼 특성상 시청자 반응을 확인하기 어려워서 우리가 커뮤니티를 일일이 찾아보면서 프로그램의 반응을 찾아보려고 한다.

-김구라, 이진호, 이장준의 티키타카와 케미스트리가 좋다.

▶김구라 씨는 '뉴팡! 뉴스 딜리버리 서비스' 때부터 인연이 있었다. 김구라 씨만이 갖고 있는 캐릭터가 있지 않냐. 대한민국 연예인 중에서 가장 일침을 잘 날려주는 모습이 '맛집의 옆집'과 가장 잘 맞다고 생각했다. 이진호 씨는 이 프로그램의 아이디어 제공자이기도 한데, 이진호 씨가 맛집에 관심에 많아서 손님 입장에서 사장님에게 조언을 기분 나쁘지 않게 한다. 제주도 '오는정 김밥'의 옆집 '꼬란카페'에서도 촬영했는데, 그 곳은 오는정 김밥에서 김밥을 사오는 손님이 꼬란카페에서 라면을 시키면 앉아서 먹게 해주는 집이다. 이진호 씨가 사장님에게 옆집 김밥집이 인기가 많으니 '김밥통을 파는 거 어떠냐'는 등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이진호 씨는 맛 표현도 바로 이해가 가게끔 잘 한다.

이장준 씨는 현 아이돌 중에서 유일하게 김구라를 두려워하지 않고 드립을 칠 줄 안다. 엉뚱한 소리도 잘하고 한자 등의 말에서 웃음을 잘 만들어서 세 명이 조화가 잘 된다. 또 이장준 씨는 잘생겨서 사장님이 좋아해주신다. 또 촬영장의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김구라, 이진호 씨가 미안해서 사장님에게 말을 못하는 게 있으면 이장준 씨가 중간에서 이걸 잘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장준 씨와 함께하게 돼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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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TV


-'맛집의 옆집'을 하며 발견한 김구라의 새로운 면모가 있다면?

▶김구라 씨가 우리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해주는 게 느껴진다. 가끔 다른 PD님이 전화를 주시는데 '김구라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하더라.(웃음) 조연출 친구들은 '구며들었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김구라 씨의 광팬이 됐다. 이 분이 프로페셔널 한 건 알고 있었는데, 김구라 씨의 평소 캐릭터라면 카메라가 돌 때만 하다가 중간 중간 투덜댈 줄 알았다. '마리텔' 때 해보고 이번에 처음 같이 해보는 건데 매회 최선을 다해서 촬영하는 모습에 놀랐다. 카메라가 꺼지고 나서도 김구라 씨가 사장님에게 조언을 계속할 정도로 방송을 진심으로 하고 있다. 이건 기대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김구라 씨가 콩트를 굉장히 잘 하시더라. 수사반장 콘셉트에 진심이시다. 14회에서는 우리가 블루스크린을 두고 '인터스텔라' 패러디 콩트를 찍었는데, 김구라 씨의 신인 때 모습이 나올 정도로 콩트에서 활약을 해주셨다.

또 김구라 씨가 5회차 '고흥 이모네 전집'을 촬영한 후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약속한 대로 포장하러 또 오셨다고 하더라. 다른 집에도 또 찾아간 적이 몇 번 있는데 김구라 씨가 제작진에게 말하지 않은 선행이다. 사장님들과의 케미 중에서 차마 방송에 쓰지 못한 것은, 10회차의 '배바위 양곱창' 편이다. 열심히 사시는 사장님 부부에게 김구라 씨가 기싸움에서 눌리는 걸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 김구라 씨가 마지막에 촬영이 끝나고 갈 때 앓아누웠다는 말이 있다.(웃음)

-함께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는가.

▶유튜버 '히밥' 씨가 제주도 편에 나온다. 김소봉 셰프도 나올 예정이다. 우리는 먹을 걸 좋아한다든지, 일침 날리기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라며 "개그맨, 가수, 유튜버 가리지 않고 그룹 '매드몬스터'를 꼭 섭외해서 '매드몬스터 필터'를 사용해서 촬영해보고 싶다.(웃음) 하성운 씨도 기대하지 못했던 분인데 현 출연자보다 '맛없다', '식었다', '퍽퍽하다', '옆집이 더 맛있다'는 말을 해주셔서 우리가 감동했던 게스트다.

-식당 섭외 기준은? 섭외 비하인드가 있다면?

▶작가님들이 주말도 없이 너무 고생하신다. 손님에 대해 불량한 태도를 보이는 집은 우리도 소개해드리지 않는다. 변수도 많다. 사장님이 출연하겠다고 해서 우리가 구성안까지 짰는데 그 직전에 사장님이 전화 주셔서 '우리집이 쪽밥집인 거냐. 왜 맛없다고 하는 거냐'고 하시면서 펑크가 날 뻔한 적도 허다하게 많았다. 최근 방송된 '준성이네'는 우리가 뭐하는 프로그램인지도 듣지 않고 출연을 오케이 하셨다. 사장님이 이후에 방송을 보시고 전화 주셔서 '이렇게 방송에서 맛없다고 하는 거 좋다'고 말해주셨다. 중국인 사장님이었는데 '이거 꼭 우리집에서 촬영해 달라'고 말해주신 적도 있었다. 우리는 섭외를 하고서 1차로 섭외가 다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장님들도 코로나19 시기에 장사를 조금 더 잘 해보려고 섭외에 응해주신 거라 생각하고 우리도 방송을 잘 전달하려고 한다.

-각 가게 사장님의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있다. 기억에 남는 사장님은 누가 있는가.

▶기억에 남는 사장님은 2회 때 '소윤네 식당' 할머니다. 할머니가 욕심도 없으시고 고등어자반과 콩비지까지 내주면서 5000원을 받으신다. 자기 식당이 없어지면 을지로에서 일하는 분들이 드실 곳이 없다는 신념으로 일하신다. 할머니와 촬영하면서 제작진이랑 정이 들어서 할머니가 운 게 기억이 난다. 마음 속에 짠한 게 있고 할머니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장사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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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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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TV


-방송 이후 손님이 늘어난 식당이 있는지?

▶대부분 방송을 보고서 찾아간 손님이 많다고 한다. 방송을 보고 30팀이 왔다는 식당도 있고, 10회 '배바위 양곱창' 식당은 아르바이트생이 생길 정도로 손님이 늘었다고 한다. 11회 '준성이네'는 메뉴를 정리하고 싶어 하면서도 무뼈닭발 만은 메뉴로 살리고 싶어 했는데, '옆집 수사대'가 '너무 그로테스크하고 맛이 없다'고 조언을 해줘서 참고했다고 하더라. 수사대 의견을 참조해주시는 것도 고맙다.

-맛집 외에 다뤄보고 싶은 업종이 있다면?

▶가구점, 아울렛 편을 재미있게 봐주셨다고 하더라. 24회차까지 아이템 구성을 마쳐 놓은 상태다. 이용원 옆 미용실, 로또 맛집의 로또 옆집, 유명한 교회 옆 점집 등을 아이템으로 생각했다. 결혼 성사 회사 옆 이혼 전문 변호사도 섭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또 보여줄 아이템이 있는가.

▶우리가 그동안 동종업계만 찾아서 맛 비교를 했다면, 비동종업계에서도 아이디어를 찾아보려고 한다. 맛집의 로또와 옆집의 로또를 다루면서는 미니게임도 선보이면서 버라이어티를 선사하려고 한다. 비동종 아이템이나 음식점이 아닌 아이템도 보여주면서 매드몬스터 등 다양한 게스트도 함께 하려고 한다.

-'맛집의 옆집'이 시청자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와 얻고 싶은 반응은 무엇인가.

▶출연진이 200% 이상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세 출연자가 맛집 전문가는 아니어서 우리가 사장님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이 분에 넘치는 것 같기도 한데, 손님의 입장에서 업종을 찾아가서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시청자들과 함께 다니고 있는 옆집은 '내가 팔 아이템을 포장을 못 하고 있는 집', '사장님이 갈피를 못 잡는 집'이다. 배바위 양곱창집처럼 맛이 있는데 장사가 안 되는 이유, 사장님의 모습 등을 관전 포인트로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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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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