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시간) 미네소타전에서 역투하는 양현종. /AFPBBNews=뉴스1 |
양현종(33·텍사스)이 메이저리그 첫 선발 데뷔전에서 8개의 탈삼진이나 뽑아냈으나 위기를 자초하며 승리는 거두지 못했다. 8탈삼진을 기록한 그는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 최다 탈삼진 기록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양현종은 6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2021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3⅓이닝(66구) 4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08에서 2.25로 상승했다.
앞서 2차례 불펜으로만 나선 양현종의 빅리그 선발 첫 경기였다. 비로 인해 30분 늦게 경기가 시작한 가운데, 양현종은 1회 'KKK' 완벽투를 펼쳤다. 벅스턴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한 뒤 도날슨과 크루즈마저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완벽한 출발을 했다. 1회 총 투구 수는 12개.
6일(한국시간) 양현종의 투구 모습. /AFPBBNews=뉴스1 |
3회에는 선두타자 사노를 3구 삼진, 시몬스를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각각 잡아낸 뒤 벅스턴에게 좌전 2루타를 허용했다. 이번에도 바깥쪽으로 낮은 슬라이더(124km)가 잘 들어갔으나 벅스턴이 잘 때려냈다. 그러나 도날슨을 1루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잘 던지던 양현종은 4회 흔들렸다. 선두타자 크루즈가 중전 안타, 갈릭이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각각 터트렸다. 이전 이닝과 달리 갑자기 제구가 안 되면서 공이 가운데로 쏠렸고, 상대 타자들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계속해서 가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투수 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한 가운데, 폴랑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결국 여기까지였다. 이번에는 크리스 우드워드(45)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왔다.
양현종은 포수 호세 트레비노를 비롯해 내야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감독에게 공을 건넸다. 공을 받은 우드워드 감독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양현종에게 오른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예상치 못한 악수였을까. 양현종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글러브를 왼손으로 옮기는 순간, 잠시 미끄러졌다. 이어 양현종이 우드워드 감독의 손을 맞잡았다. 그런 양현종의 등을 사령탑은 두드려 줬다. 양현종은 모자 끝을 만지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다행히 텍사스 두 번째 투수 존 킹이 실점 없이 2아웃을 잘 처리하면서 양현종의 실점도 1점을 유지했다. 이날 양현종은 3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80구 정도의 한계 투구 수가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이제 몸 상태를 좀 더 끌어올린다면 다음 선발 등판 때는 90구에서 100구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령탑이 직접 마운드까지 올라와 악수를 청한 건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었을까.